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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복지부동 복지부가 'CT·MRI 홍수' 초래"
"특수의료장비 공동활용 등록업무 유명무실·지자체 감독도 소홀" 지적
[ 2019년 11월 01일 06시 15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CT, MRI 등 고가 특수의료장비가 과잉공급 되는 과정에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제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정부가 일선 의료기관들의 무분별한 특수의료장비 설치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해 과잉진료에 따른 의료비 과다 지출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건복지부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복지부장관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현행 특수의료장비 설치 인정기준에 따르면 200병상 이상인 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해 CT나 MRI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병상 미만인 병원급 의료기관이 설치하고자 할 경우 다른 의료기관이 보유한 병상을 합해 200병상 이상을 충족시켜야 한다.
 
‘공동활용’이란 명목으로 허용해 주고 있지만 병원계 내부에서는 ‘병상 장사’ 등 적잖은 폐단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소규모 병원이 CT, MRI 설치 조건인 200병상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병원에 병상 당 일정액을 치르고 병상을 확보하는 형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번 감사에서는 중복 동의 문제가 적발됐다. 병상을 빌려주기로 한 병원이 두 병원에 양다리를 걸친 형태다. 현행 규정상 중복 동의는 불법이다.
 
감사원이 공동활용에 대한 동의를 받아 CT 및 MRI를 설치한 서울과 경기도 소재 의료기관을 점검한 결과 중복 동의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CT의 경우 중복 동의 비율이 33.3%, MRI는 23.1%였다. 심지어는 3개 이상 의료기관에 공동활용 중복 동의를 해 준 의료기관도 있었다.
 
서울시 강남구 소재 A병원은 자체 보유 병상이 30개에 불과했음에도 서초구에 소재한 B병원(295병상)으로부터 공동활용 동의를 받아 CT 설치를 승인 받았다.
 
자체 보유 병상이 전무한 C의원 역시 B병원으로부터 공동활용 동의를 받았다. B병원이 A와 C병원에 중복 동의를 해줬다는 얘기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중복 동의 의료기관 병상을 제외할 경우 병상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병원이 75%에 달한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특수의료장비의 무분별한 설치로 국민의 의료비가 과다 지출될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복지부의 무관심 속에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특수의료장비 등록업무 및 사후관리는 시‧군‧구가 담당한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각 지자체들이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지도, 감독해야 한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감사원은 “복지부는 공동활용 중복 동의 등 시‧군‧구의 특수의 특수의료장비 관련 업무에 대해 주기적으로 점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감사결과를 수용하면서 “의료기관의 특수의료장비 공동활용 동의를 통한 등록, 설치 실태를 점검하고, 지자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시설 인정기준이 현장에서 준수‧적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 개선 노력과 함께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의료법에 따라 처벌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는 인구 100만 명당 CT 보유 대수가 37.8대로, OECD 회원국 평균 26.8대보다 1.4배 많다. MRI 역시 OECD 회원국 평균(16.8대)보다 1.7배 많은 27.8대가 운영 중이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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