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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의료부문 '투자' 아닌 '정성' 강조···대북제재 탓?
평양 다녀온 의사 "부러진 현미경에 테이프 붙여 쓰더라"
[ 2019년 11월 14일 11시 55분 ]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의료 부문에서 설비투자가 아닌 의료진의 '정성'과 의술 제고를 강조하고 있다.


강도 높은 대북제재로 의약품 수급이 차질을 빚자 내부 역량을 끌어올려 난관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뜨거운 인간애를 지닌 참된 복무자가 되여' 기사에서 최근 황해남도 신천군에서 열린 '제15차 전국보건일꾼 정성경험토론회' 내용을 소개했다. 제14차 토론회 이후 4년 만에 열린 행사다.


한 의료진은 "환자가 걷기 운동만 하면 대지를 활보할 수 있었는데 걸음걸이 훈련기재를 구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그러나 단념하지 않았다. 병원 의료집단은 정성을 다하여 3년 만에 기적적으로 환자를 일으켜 세웠다"고 경험을 공유했다.

 

이에 대해 신문은 "보건일꾼의 정성이 제일가는 명약이며 그들이 정성을 다하면 세상에 고치지 못할 병이 없다"며 "환자들은 의사의 눈빛과 손길, 마음에서 진정을 느낄 때 더없는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마음만으로는 병을 고칠 수 없다. 그래서 실력이자 정성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의료진의 임상기술 수준을 높이라고 촉구했다.


북한은 의약품 국산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함흥약학대학 연구사들이 비싼 값으로 수입하던 여러 종의 의약품을 국산화하는 커다란 성과를 이룩했다"고 홍보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대학은 해열진통제, 국소마취약, 광폭(다용도)항생제 등 20여종 양약품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사업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다.


이처럼 북한이 의료부문의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물품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님에도 사실상 해외에서 관련 지원을 받는 것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남북이 11년 만에 보건의료회담을 재개해 기대를 모았지만, 올해 들어 독감(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 지원조차 물거품이 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평안북도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현지지도하는 과정에서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이 자신과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엄하게 질책, 의료부문의 '자력갱생'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달 초 평양을 방문한 재미한인의사협회 박기범 북한담당 국장은 실제로 북한의 보건의료가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증언했다.


박 국장은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평양의학대학에서 수술을 진행했는데 수술용 현미경이 부러져 있었다. 북한 의사들은 거기에 테이프를 붙여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가 북한에 사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북한 의사들이 환자들을 다루는 능력이나 환경을 더 열악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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