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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셀트리온이 계열사 합병은 물론 경영체제 개편을 검토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주주들이 원한다면 내년에 셀트리온의 세 회사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셀트리온 그룹 자회사의 합병 이슈는 오래됐다. 지난해 1월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서 회장은 동일한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합병설에 시장이 요동치는 이유는 성사될 경우 네이버,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를 뛰어넘는 시가총액 4위 기업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합산 시 셀트리온 그룹의 시총은 약 33조원으로 이는 삼성전자 366조원, SK하이닉스72조원, 삼성전자(우) 42조원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다.
현재 4위인 네이버(32조원)를 근소하게 앞지르며, 삼성바이오로직스(29조원)와 현대차(25조원)도 추월하는 금액이다.
실제 서 회장의 발언 이후 지난 16일 코스피시장에서 셀트리온 주가는 전날 대비 2.27% 증가한 18만500원에 거래됐고, 셀트리온제약은 19.32% 급등한 4만54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96% 오른 5만5100원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합병이 현실화된다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일감 몰아주기,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셀트리온 그룹은 의약품 사업분야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 담당은 셀트리온, 제품 유통·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 합성의약품 담당 셀트리온제약 등 3개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판매 계열사를 두고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의 유통·판매를 독점적으로 위탁하고 있다. 셀트리온 매출의 80% 정도가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나와 내부거래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계열사가 합병한다면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사라진다”며 “셀트리온의 매출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축적을 위해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병 후에는 내부거래가 없어져 사업구조가 보다 투명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 전문경영인 체제 가동…소유와 경영 분리"
서정진 회장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며, 이와 함께 회사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자녀들은 이사회 의장을 맡겨 소유와 경영을 분리할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올해 은퇴하기 때문에 오늘이 마지막 인사가 될 것 같다"고 무대인사를 한 바 있으며, 기자들에게 "은퇴를 하면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진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현재 서 회장의 두 아들은 셀트리온에 근무 중이다.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은 2014년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에 입사, 2016년 셀트리온스킨큐어 부사장, 2017년 같은 회사 대표, 작년에는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장을 맡았다.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는 2017년 박사급 과장으로 셀트리온연구소에 입사한 뒤 공장 증설을 담당하는 운영지원담당부서 책임을 맡았다.
회장직을 내려놓은 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신사업 과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사업 과제는 JP모건 행사장에서 밝힌 ‘인공지능(AI) 원격진료’가 포함된 유헬스케어(U-healthcare) 분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은 다른 임원진이 이 사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은퇴 후 토대를 쌓는 작업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업이 성공한다면 셀트리온은 종합 헬스케어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