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카이스트(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 연구팀은 암 치료의 난제 중 하나인 암세포의 다중약물 내성 원리를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 치료과정에서 약물을 장기간 투여하면 세포는 특정 약물에 대해 내성을 갖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흔한 방법은 다른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특정 암세포들은 다양한 종류의 약물에 내성을 가지는 교차저항(cross-resistance) 성질을 보인다.
이 같은 암세포의 교차저항 특성은 암 치료 난제로 여겨졌다.
연구팀은 폐암 세포가 화학 요법 약물 중 하나인 파크리탁셀에 대한 내성을 가지는 과정에서 표적 치료제인 'EGFR-TKI'에도 교차저항을 갖는 현상을 발견했다.
1차 약물에 대한 적응과정서 암세포가 줄기세포화돼 전혀 다른 표적 치료제인 2차 약물에 저항을 가진다는 현상을 확인한 것이다.
이런 줄기세포화로 인해 포도당 부족에 의한 대사 스트레스 상황에서 암세포는 죽지 않고 활동휴지 상태로 전환된다.
활동휴지 상태인 암세포는 약물에 반응하지 않으며 약물이 없어지고 영양분이 공급되면 다시 빠르게 증식했다.
실제로 세포자살을 주관하는 아포토시스(apoptosis) 신호체계 주요 인자인 'FOXO3a'가 세포자살을 유도하지 않고 오히려 세포사멸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유전자의 기능이 변화해 세포가 약물을 극복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교차저항 세포 특성을 실제 파크리탁셀 약물을 투여받은 유방암 환자의 검사대상물을 활용해 검증했다.
특히 파크리탁셀에 저항을 갖는 재발환자의 암 조직에서 'FOXO3a' 유전자 발현이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고도 덧붙였다.
나아가 연구팀은 FOXO3a의 발현을 억제하면 세포가 파크리탁셀과 EGFR-TKI의 저항성을 잃게 돼 교차저항 세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김유식 교수는 "암의 내성 기전 연구와 효과적인 암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제 1저자인 마크 보리스 알돈자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제시한 약물 교차저항 특성 및 기전은 효과적인 암 약물치료 전략을 개발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월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