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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스테로이드 장기간 쓰면 부신 완전히 망가진다"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 국제 과학저널 논문 게재
[ 2020년 04월 29일 08시 13분 ]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스테로이드는 생체 내에서 대개 신호 전달 물질로 작용한다.


테스토스테론, 안드로겐, 코르티솔 등의 호르몬과 덱사메타손 같은 약물을 포괄해 스테로이드의 기본 구조를 가진 모든 물질을 지칭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 호르몬 가운데 면역반응, 혈압 조절, 신진대사 등에 널리 관여하는 대표 주자가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다.
 

염증과 자가면역질환 등에 많이 쓰이는 합성 스테로이드 약물은 대부분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계열이다.

 

면역계 기능을 억제하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제제를 고농도로 장기간 쓰면 감염에 취약해지는 건 물론이고 골다공증, 근육 약화, 당뇨병, 어린이 성장 부진 등의 부작용이 따른다.
 

그런데 이 합성 스테로이드 약물을 고농도로 오랫동안 사용하면 부신의 장기적인 기능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투여하면 부신에 세균이 감염했을 때 염증 반응이 심해져 부신 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좌우 신장 위에 하나씩 있는 부신(adrenal gland)은 생명 유지에 매우 중요한 내분비 기관이다.
 

영국 브리스톨대 의대 연구진은 28일 이런 내용의 논문을 과학 저널 '뇌, 행동, 그리고 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에 발표했다.
 

이런 합성 스테로이드 제제의 장기적 영향에 관한 연구는 지금까지 주로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 집중됐다.
 

그래서 연구팀은 부신으로 눈을 돌려, 코르티코스테로이드계 제제를 장기간 투여하면 부신의 스테로이드 생성 경로에 변화가 생긴다는 가설을 검증했다. 이 경로는 부신의 기능 억제에 관여한다.
 

그 결과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호르몬의 규칙적인 분비 리듬에 혼란이 생겨 부신의 스테로이드 생성 경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게 확인됐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생체 내에서 생성되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의 일종이다.
 

이런 종류의 합성 스테로이드 제제가 부신에서 '전염증성 효과(pro-inflammatory effect)'를 일으킨다는 것도 확인됐다.
 

예컨대 부신 내부의 면역계 활성화는 부신의 본래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시 말해 스테로이드 생성 경로를 교란해 부신의 미세혈관 내피세포를 손상하거나, 세포 자멸사를 유도하거나, 세포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명예 연구원으로 논문의 교신저자를 맡은 프란체스카 스피가 박사는 "스테로이드 생성에 관여하는 여러 경로의 동시 효과를 이번에 확인했다"라면서 "이로써 코르티코스테로이드계 약물이 부신의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메커니즘에 관한 지식을 보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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