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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익부 빈익빈'…소수 대형병원 집중된 미국정부 지원금
NYT "로비로 대형병원에 유리한 자금 분배, 작은 병원들 계속 허덕여"
[ 2020년 05월 26일 18시 38분 ]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난에 빠진 병원을 위한 미국 연방정부 지원금이 목적과 달리 소수의 '병원 재벌'에 몰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가장 부유한 병원들이 고통에 빠진 의료기관을 위한 지원금을 수십억달러 받았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비영리단체 '굿잡퍼스트'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최대 및 가장 부유한 병원 체인 '프로비던스'를 비롯한 최대 수혜 병원 체인 20곳은 최근 몇 주간 연방정부로부터 50억달러(약 6조1천750억원) 이상 지원받았다.
 
이들 병원 체인이 정부에 제출한 자료와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이런 대규모 지원을 받은 병원 체인들은 현재 1천80억달러(약 133조4천억원)를 현금으로 쌓아둔 상태다.
 
예컨대 51개 병원과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 등에 1천100여개 클리닉을 운영하는 프로비던스는 현금 12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프로비던스는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부동산밴처 등에 투자해 지난해 투자수익이 약 13억달러에 달했다.
 
HCA헬스케어와 테닛헬스케어도 수십억달러를 보유하고 은행 신용한도도 매우 높은 상황에서 연방정부 지원금 15억달러를 받았다.
 
지난해 70억달러의 현금으로 12억달러 투자수익을 낸 클리블랜드병원은 1억9천900만달러를 지원받았고, 미국 전역에서 150개 병원을 운영하는 '어세션헬스'는 155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로부터 최소 2억1천100만달러를 받았다.
 
이들 대형병원은 연방정부 지원금이 코로나19로 인한 손해를 보전하는 데 충분하지 않으며 자신들은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다른 지역에 간호인력을 파견하는 등 공동체를 위해 봉사한다고 주장한다.
 
연방정부 지원금이 재벌병원에 몰리는 동안 작은 병원들은 돈이 없어 허덕인다.
 
보건정책연구기관 '카이저패밀리파운데이션'이 이달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부유하거나 민간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한 병원은 환자 대부분이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비 지원)를 지원받거나 보험이 없는 병원에 견줘 재정지원을 두 배 더 받았다.
 
켄터키주 동부지역에서 가장 큰 병원인 '세인트 클레르 헬스케어'는 팬데믹으로 주 수입원인 수술이 88% 감소했다. 이에 병원은 일부 직원을 일시 해고하고 일부 납품업체와 계약을 취소했다. 병원은 지난달 연방정부에서 지원받은 300만달러로 직원들 2주치 임금을 줄 예정이라고 NYT는 전했다.
 
휴스턴에서 무보험 환자들이 주로 찾는 병원 2곳을 운영하는 '해리스 헬스 시스템'은 팬데믹으로 환자수입 4천300만달러를 손실봤는데 현재까지 받은 연방정부 지원금은 이에 4분의 1수준이다.
 
연방정부 지원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재벌 병원들의 '로비' 때문에 발생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3월 '경기부양 패키지법'(CARES)이 통과하자 병원업계 로비스트들이 보건복지부 고위관리들과 접촉해 '돈 배분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지원금 배분 기준은 재벌병원에 유리했다.
 
기준 중 하나는 지난해 메디케어(건강보험)에서 얼마를 지급받았는지를 반영했고 또 다른 기준은 수익이 얼마였는지를 고려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NYT에 "많은 의료기관에 최대한 빠르게 자금을 배분하고자 기준을 만들 때 손에 있던 자료를 활용했다"면서 "다른 방안도 고민했지만 시행하는 데 훨씬 더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자금이 풍부한 병원은 연방정부가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하원 에너지 상무위원회 위원장인 프랭크 펄론(민주·뉴저지) 의원과 같은 당 세입위원장인 리처드 닐(민주·매사추세츠) 하원의원은 이달 보건복지부에 보낸 서한에서 "재정분배 정도가 필요한 것과는 동떨어져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재정지원 분배기준에 관한 하원의 의도를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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