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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 개설=사무장병원"
"지배적 지위에 있고 투자 수익 받았다면 실질적인 개설자" 판단
[ 2020년 09월 17일 12시 07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의료법인 명의로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이어도, 비의료인이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했다면 사무장병원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로 개설한 의료기관을 사무장병원으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대법원 판단은 부재한 상황이다. 하급심 판단이 갈리는 가운데 이번 고등법원 판결이 향후 판결에 영향을 미칠지 추이가 주목된다.


부산고법 형사2부(재판장 오현규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및 의료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와 B씨에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최근 선고했다.


앞서 부자지간인 A·B씨는 의료법인을 설립해 이사장직을 맡았다. 이들은 2010년 10월~2018년 7월 92회에 걸쳐 224억원의 요양급여를 지급받고, 같은 기간 93회에 걸쳐 30억원의 의료급여도 수급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병원이 비의료인인 A씨와 B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무장병원’에 해당한다며 의료법위반 및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해당 의료법인이 요건과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개설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사회 운영도 정관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졌으며, A씨와 B씨가 개인적으로 병원을 운영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또 설립 당시 요건과 절차를 지켜 적법하게 개설됐고 이사회 운영도 정관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졌고 "A·B씨는 실체가 없는 의료법인 외관만 이용해 병원을 사실상 개인적으로 운영해왔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 다음과 같은 요건을 따져 실질적인 경영에 참여하고 사익을 취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는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 절차를 밟지 않고 전적으로 비의료인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경우 ▲법인이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재산이 없거나 비의료인의 담보물권 등 설정으로 법인 자본이 부실해진 경우 ▲의료기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경우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에 대한 투자 대가로서 그 수익을 분배받은 경우 ▲비의료인과 의료법인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된 경우 ▲의료기관의 규모 및 직원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해당 의료법인의 경우, 이사회가 운영됐지만 단순히 형식적으로 승인하는 방식이었으며, A·B씨가 병원 업무 전반에 전권을 가지고 의사결정과 집행행위를 주도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정 및 회계처리도 A씨의 개인재산과 혼재돼 있다”며 “이같은 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해당 의료법인은 사익을 위해 설립된 ‘사무장병원’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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