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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국가가 정자은행 관심 가져야, 우리나라만 없어"
국내 1호 정자은행 설립 박남철 부산대병원 교수 "국가관리시스템 필요"
[ 2020년 11월 19일 16시 00분 ]
[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이제는 국가가 정자은행에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제시할 때가 됐습니다.” 

18일 재단법인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이사장이자 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박남철 교수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 씨가 배우자 없이 일본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사실을 고백하면서 정자은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 교수는 1997년 국내 최초로 부산대병원에 정자은행을 설립한 장본인이다. 

박 교수는 부산대 병원의 정자은행은 난임 부부를 위한 인공수정 시술을 위해 운용하고 있지만 기증받은 소수 정자로만 운영해 수요를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병원에 정자은행 설립 후 지난 20여년 간 국가가 정자를 합법으로 매입·관리하는 공공정자은행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박 교수는 "우리도 시대 변화에 맞춰 국가가 정자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는 생명윤리법, 모자보건법 등이 공공정자 은행 도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박 교수는 “국가에서 양질의 정자를 관리하는 공공정자은행을 도입해야 한다”며 “지금 같은 규제 속에선 불법으로 정자·난자를 거래하는 ‘블랙마켓’만 양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행 ‘생명윤리법(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3조 3항은 정자·난자의 금전적인 거래를 막고 있다.

같은 법 27조 4항은 난자 기증자에겐 보상금 및 교통비 등을 지불할 수 있도록 했지만 정자 기증자에겐 이마저도 줄 수 없도록 했다.

박 교수는 “선진국이라고 꼽히는 나라 중 공공정자은행이 없는 나라는 우리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별로 정자은행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다르다"며 "영국은 국가에서 직접 정자를 관리하는 국가정자은행을 프랑스는 정부의 예산지원 및 관리감독 하에 운영하는 공공정자은행을 미국은 상업적 정자은행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씨 긍정적 평가, 시대 변하면서 가족 개념도 달라져"

박 교수는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 씨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사유리씨처럼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갖기 원하는 한국 여성들이 분명 존재한다”며 “시대가 변하면서 가족의 개념도 달라졌다. ‘4인 정상가족’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조금 더 진보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사실혼 혹은 법률혼 관계에 있는 부부만 보조생식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혼여성이 정자를 기증 받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인공수정 등 시술을 받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박 교수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런 (비혼모 인공수정) 경험들이 30년간 있었다. OECD 대부분 국가에서 비혼 여성이 비배우자 인공수정으로 출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유리 씨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에도 올 것이 왔다고 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선진국에서 비배우자 인공수정을 허용하는 이유는 임신과 출산은 개개인이 결정할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가는 비혼 독신 여성이나 난임부부에 비배우자 인공수정을 위한 양질의 정자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6일 사유리 씨는 KBS1 '뉴스9'를 통해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유리 씨는 "산부인과에서 '자연 임신도 어렵고 지금 당장 시험관 시술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눈앞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서 결혼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 시술이 가능했다.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았다"고 설명했다.
s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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