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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MIT도 "브라질·남아공 변이, 기존 백신 항체론 어렵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항체 중화 저항, 남아공 변이 20~40배 강해
[ 2021년 03월 15일 18시 07분 ]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 덴마크, 영국, 남아공, 브라질, 일본 등에서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해진 변이 코로나가 잇따라 보고됐다.
 

특히 위협적인 건 브라질과 남아공에서 나타난 변이 코로나다. 이들 변이형은 전파력이 강한데다 항체를 일부 무력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접종자 선호도가 높은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도, 브라질·일본·남아공발 변이 코로나를 중화하는 덴 항체 효과가 확연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목되는 사실은 이 연구를 수행한 기관이 미국의 라곤 연구소(Ragon Institute)라는 것이다.
 

라곤 연구소는 하버드의대와 이 대학의 최대 수련병원 MGH(매사추세츠 종합병원), MIT(매사추세츠공대)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다학제(multidisciplinary) 면역치료 연구기관이다.
 

하버드의대의 알레한드로 발라스 조교수 연구팀은 최근 저널 '셀(Cell)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라곤 연구소의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15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중화항체는 표적 바이러스에 단단히 결합해 세포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중화항체가 바이러스와 결합하려면 항체의 모양과 바이러스의 특정 부위 형태가 한 세트의 열쇠·자물쇠처럼 완벽히 들어맞아야 한다.
 

항체가 결합하는 바이러스의 특정 부위(신종 코로나의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 형태가 변하면 항체는 바이러스를 식별해 중화하는 능력을 상실하는데 이런 경우를 바이러스가 항체의 중화 작용에 저항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미국 등에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예외 없이 신종 코로나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다행히 발라스 교수팀은 오랜 기간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연구해 우수한 중화항체 측정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변이 코로나가 각각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으로 형성된 중화항체에 어느 정도 저항하는지 측정했다.
 

그랬더니 남아공 변이는 자연형 코로나보다 20~40배, 브라질과 일본발 변이는 5~7배 강하게 저항하는 것으로 나왔다. 화이자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으로 이들 변이 코로나의 감염을 막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논문 제1 저자인 MGH의 윌프레도 가르시아-벨트란 병리학 박사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도메인에 생긴 돌연변이가 중화항체 저항에 도움을 주는 걸 확인했다"면서 "저항력이 가장 센 3개 유형의 남아공 변이는 모두 수용체 결합 도메인에 3개의 같은 돌연변이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들 변이 코로나의 중화항체 저항 능력을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기존 백신의 효과가 전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진 말라고 했다.
 

발라스 교수는 "인체엔 항체 외의 다른 면역 방어 수단도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이 반드시 코로나19를 막지 못한다는 건 아니다"라면서 "다만, (백신으로 생기는) 항체는 브라질발 등 새로운 변이 코로나를 잘 식별하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분명한 사실은 다른 모든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도 계속 변이하리라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의 어떤 돌연변이가, 백신 유도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데 도움을 주는지 규명하는 건 향후 백신 개발 전략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어떤 돌연변이가 생기든지 상관없이, 다양한 변이 코로나에 폭넓게 작용하는 예방용 백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거로 기대된다.
 

한편 화이자, 모더나 등의 기존 백신으로 변이 코로나를 막기 어려울 거라는 연구 결과가 처음 나온 건 아니다.

일례로 미국 워싱턴 의대 마이클 다이아몬드 교수 연구팀은 지난 5일 저널 '네이처 메디신'에 비슷한 요지의 논문을 발표했다.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과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혈액에서 항체를 분리해 변이 코로나에 대한 중화 능력을 시험한 결과, 남아공발 변이와 브라질발 변이를 중화하려면 적게는 자연형 코로나의 3.5배, 많게는 10배의 항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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