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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관의 역사 딛고 새 출발 소아이비인후과학회 '우보만리'
김철호 신임 회장 "전문가 양성 등 학회 역량 강화·위상 제고 최선"
[ 2021년 04월 13일 06시 15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가 서러움으로 점철된 세월을 디딤돌 삼아 새롭게 힘찬 비상(飛上)을 자신하고 있다.

 

소아이비인후과학회는 그동안 참으로 굴곡진 시간을 보내야 했다. 외부는 물론 내부의 냉대 속에 기틀 마련 조차 쉽지 않았다.

 

소아외과, 소아마취과, 소아안과, 소아비뇨기과 등 다양한 진료 분야에 ‘소아’를 전문으로 하는 분과학회들이 즐비했지만 유독 이비인후과 만큼은 쉽사리 허락되지 않았다.

 

외부적으로는 소아청소년과 반발이 거셌다. ‘상기도’라는 영역이 겹치는 탓에 환자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소청과 의사들은 소아이비인후과 태동이 달가울리 없었다.

 

그렇다고 내부적으로 환대를 받은 것도 아니었다. 개원가 수요는 많았지만 모학회인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회의적이었다.

 

분과가 너무 많아지면 학문 통합이 어려워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나중에는 소아이과, 소아비과 등으로 나눌 것이냐는 질타도 있었다.

 

그럼에도 연세의대 정명현 교수를 위시한 일부 교수들은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단순한 분과 신설이 아닌 세계 의학계  패러다임 순응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판단이었다.

 

실제 전세계 의학의 중심인 미국은 이미 1980년대 이비인후과학회 산하에 △이신경학 △두경부외과학 △소아이비인후과학 등 3개 분과학회가 운영 중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지난 2000년 3월 창립총회를 열고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는 출범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난관의 연속이었다. 모학회에서는 ‘시기상조’를 이유로 공식적인 분과학회 편입을 반려했다. 탄원서까지 제출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잇단 좌절을 겪으며 학술활동마저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기다림’ 외에는 답이 없었다. 인고의 시간이 흘러 2011년 5월 재건 총회를 통해 학회 활동이 재개됐다.

 

독자 행보보다는 모학회 의견을 존중하며 기다림을 택했고, 국제적으로도 소아이비인후과학 비중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그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서 분과학회 자격을 얻었고, 대한의학회의 비회원 학회로 승인을 받으면서 제도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정식학회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해외학회 지원 등 파격 프로그램 운영하면서 세부전문의 도입 기반 마련”

“진료지침 제정 등 개원의들에 실질적 도움되도록 노력”

 

올해 초 제7대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 회장에 취임한 김철호 회장(아주의대)은 학회의 이러한 굴곡진 역사를 잘 알기에 결연한 의지를 갖고 회무를 시작했다.

 

실제 그는 학회 재건 직후인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 학술이사를 역임하고 지난 2년 간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학회와 고락(苦樂)을 함께 한 인물이다.

 

김철호 회장은 최우선 과제로 ‘소아이비인후과학 전문 인재 양성’을 꼽았다. 제대로된 교육을 통해 소아이비인후과학 발전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임의나 전공의 국제학술대회 참가 지원, 국회 펠로우십(Fellowship) 과정 지원, 지부순환강습회 등 전방위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현재 국내 소아이비인후과학 분야는 전세계에 비해 한참 뒤쳐져 있다”며 “많은 전문가를 양성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업”이라고 말했다.

 

물론 회원수만 놓고 보면 소아이비인후과학회가 결코 왜소한 규모가 아니다. 현재 가입된 회원수가 1300명에 달한다. 학술행사 참석 인원도 800명을 훌쩍 넘길 정도로 열기는 뜨겁다.

 

하지만 정작 대학 등에서 소아이비인후과학을 전공하고 학문적 발전을 이끌 후배의사들이 없다는 점이 우려감을 자아낸다.

 

김철호 회장은 “적잖은 비용을 들여 해외학회 참석을 지원하는 것도 후학 양성을 위함”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잦아들면 보다 많은 후배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아이비인후과는 이미 선진국에서 세부 전문의로 자리를 잡고 있다”며 “국내는 아직 세부전문의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전공자들의 능력 강화부터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원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개원의들을 위한 지원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 진료현장에서 실제 도움이 되는 소아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교육할 기회를 만들고,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과의 협력을 통해 소아 건강증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김철호 회장은 “이미 이비인후과 개원가 진료영역에서 소아환자 비중이 70~8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개원의를 위한 진료지침, 교육강좌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소아이비인후과 질환 관련 정책을 선도하는 학회로 거듭나기 위해 정부기관 및 유관학회와 상호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철호 회장은 두경부암, 갑상선암, 음성질환 권위자로, 2002년부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첨단의학연구원장, 주임교수 및 임상과장, 두경부암센터장을 맡고 있다.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와 미국 메모리얼 슬로엔 케더링 암센터에서 연수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교육이사, 대한두경부종양학회 학술이사,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 학술이사,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학술이사 대한신경모니터링학회 연구이사 등을 역임했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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