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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받았지만 수가 안돼 무용지물 우려 'AI 의료기기'
김법민 단장 "식약처·심평원·건공단 등 범부처 차원 규제 개선 노력 절실"
[ 2021년 05월 28일 05시 29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받은 인공지능(AI) 의료기기가 70건이 넘는다. 이중 어떤 제품도 수가를 받지 못했다. 업체들이 이 상황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김법민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장은 27일 식약처가 개최한 '규제과학 혁신포럼' 패널토의에서 이 같은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함께 국내에서 의료 데이터 및 의료기술, 정보통신기술(ICT), AI 등을 활용한 의료기기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비대면 진료와 관련된 신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혁신 의료제품들이 식약처의 심사 과정을 거쳐 허가를 받더라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의료현장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법민 단장은 "첨단 의료기기들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규제과학 측면에서 식약처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선제적으로 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라며 "실제 식약처는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의미있는 성과지만 식약처 단독으로 규제과학을 논하는 것보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연구원(NECA), 건강보험공단 등이 함께 컨센서스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차별화된 AI 의료기기를 출시해도 수가를 받지 못해 활용할 수 없어 버티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업체들이 하소연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가 앞서가는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해야 실효성 지녀"
박유랑 연대 의대 교수도 "이미 ADHD 아동 치료에 기능성 게임이 이용되고, 중독 치료를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활용되고 있다"며 "이 같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과거의 규제로 재단한다는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규제가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해야 실효성이 생긴다"면서 "다만, 식약처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법이 상충되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에 다양한 기관들이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일환 가톨릭대 의대 교수도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 규제과학은 규제가 현실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식약처, 심평원, 건보공단, 복지부 등 각 기관들이 통일적인 흐름을 만들도록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제약업계도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규제 지체와 파생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오래 전 허가를 받아 널리 사용됐던 약들이 새로운 품질관리 시스템을 통해 부적합 약물로 퇴출된 사례를 꼽았다.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본부장은 "규제가 상향되면 산업계 수준도 올라가며, 제약사들이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제품 스펙을 갖추기 위해 생산공정 개발, 고용 확대, 투자 등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규제과학 역할에서 아쉬운 점은 과학이 발달해 규제가 변화하게 되면 기존에 사용되던 의약품들이 부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콜린알포세레이트는 과거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제품이지만 최근 유효성 논란이 일어 재평가 대상이 됐다. 재평가 임상에서 효능 입증에 실패하면 기존의 판매를 불법행위로 보고 급여를 환수한다.
이 같은 정부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여긴 제약사들은 행정소송까지 불사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는 일은 현재로선 요원한다.
엄 본부장은 "과학기술 발달로 과거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제품을 부정할 경우 국민들의 의약품 사용 시 혼란이 크고, 제약사들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기술발전과 규제 사이에 낀 이런 제품들에 대해 영양평가를 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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