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전공의 수련을 받던 시절에는 살아 있는 환자에서 알츠하이머병을 확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알츠하이머병 확진은 치매로 사망한 환자의 부검을 통해 뇌조직에 AB가 존재한다는 것을 현미경적으로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으로 최근에는 살아있는 환자에서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이용하여 AB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더구나 아직 치매 증상이 없는 사람 예를 들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와 같이 향후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사람을 선별해 내는 것도 가능하다. 알츠하이머병 치료 게임 체인저 등장했지만 아직은 절반의 성공 따라서 이제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하기 이전에 뇌 안에 AB가 쌓이기 시작하는 사람을 미리 찾아내 치료제를 투여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의 발생을 근원적으로 없앨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번 신약 개발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있어 game changer가 등장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AB의 침착 없이도 발병하는 치매 환자군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츠히이머병 환자들의 뇌 안에는 AB이외에도 또다른 신경세포 독성 물질인 신경섬유원다발 (타우 단백질이 과인산화돼 만들어짐)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것이 신경세포를 죽이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돼야 비로서 완전한 알츠하이머병 정복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이 치료 불평등 초래하는 상황 없기를 기대"
국내에서 가까운 시일 내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으로 승인된 이 약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몇 가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치료 대상자 선정이다. 모두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이 약물은 뇌 안에 AB가 존재하며 치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만이 우선 치료 대상이 될 수 있다. 치료 시작 전(前) 뇌 안에 AB가 침착돼 있고 뇌혈관 병변이 없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는 아밀로이드 PET라는 검사가 필수적이다. 둘째, 치료가 시작되더라도 일정 기간마다 뇌 MRI를 촬영하여 부작용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 증상이 없이 부작용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알츠하이머병의 완벽한 치료제가 아니므로 새로운 약물을 투여하더라도 기존의 치료제 사용을 지속해야 하며 병의 진행 경과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새로운 치료제 등장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는 크나 큰 희망이 빛이 비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만만치 않은 진단 및 치료 비용 문제가 떠오를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이 치료 불평등으로 나타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