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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의사가 수 년에 걸쳐 리베이트를 수수한 경우 마지막 수수 시점을 처분시효 기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12부(재판장 정용석)는 리베이트를 수수해 자격정지처분을 받은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처분 취소 청구를 최근 기각했다.
앞서 수도권에서 의원을 운영하던 A씨는 2011~2013년 기간 제약사 영업사원으로부터 6차례에 걸쳐 총 2375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낸 관할 검찰청은 2016년 의료법 위반 범죄사실로 A씨에게 약식명령을 발령했다.
이에 A씨는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법원은 의료법 위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2017년 벌금 2000만원, 노역장 유치, 추징금 2375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했으나 기각됐고, 2019년 상고 기각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판결을 바탕으로 2020년 3월 '10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했다.
2015년 개정 전 의료법은 의료인으로 하여금 의약품 채택이나 처방유도 등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이를 어기면 복지부 장관은 1년 범위에서 면허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2016년 개정된 의료법은 자격정지 처분 사유가 된 행위 시효기간을 정했다. 개정법에 따르면 자격정지 처분은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하지 못한다.
단 형사소송법에 따른 공소가 제기된 경우, 공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재판이 확정된 날까지의 기간은 시효 기간에 산입하지 않는다.
이에 A씨는 복지부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11년에 수수한 리베이트의 경우 시효기간이 지났다는 것이다.
A씨 변호인 측은 "이 기간 동안 리베이트는 자격정지처분 기간을 정하는데 있어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은 리베이트 수수액에 따라 자격정지 처분 기간을 달리 정한다. 2500만원 이상은 자격정지 12개월, 2000~2500만원은 10개월, 1500~2000만원은 8개월 등이다.
A씨가 받은 리베이트 수수액 총 2375만원 중 2011년에 받은 625만원을 제하면 2000만원 미만이 돼 자격정지처분 8개월이 적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리베이트 수수가 계속 행해진 경우 처분시효 기산점은 마지막 행위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2011년 수수한 리베이트를 포함시켜 자격정지 기간을 정한 것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위반행위는 같은 상대방으로부터, 같은 장소에서,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이라는 같은 목적 하에 제공되는 금원을 연달아 지급받은 것”이라며 “계속적으로 행해진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 위법행위 처분시효 효과 여부는 개개의 수수액별로 판단할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하나의 행위가 종료됐다고 볼 수 있는 최종 수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