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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 ‘짝퉁 만년필’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올해 7월부터 변경된 기념품인 ‘수건 세트’를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유공장 수상자들은 두 선물의 간극이 크다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12일 오후 2시 문자메시지(SNS)를 통해 최근 헌혈유공장 부상품으로 가품 만년필을 받은 수상자들에게 “최근 헌혈유공장 부상품으로 불편을 끼쳐 드린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대체 부상품으로 올해 부상품인 ‘수건 세트’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수건 세트는 2020년 헌혈유공장 수상자 대상 선호도 조사를 통해 선정된 품목으로 과반수인 55.1%의 선택을 받았다. 기타 후보로는 비타민(16.9%), 칼슘+마그네숨(12.8%), 오메가3(10.3%) 등이 있었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유공장 기념품은 매년 7월을 기준으로 품목을 바꾼다”며 “선호도 조사에 근거해 올해 부상품으로 수건 세트를 선정, 7월부터 지급해왔다. 이번에 가품 만년필로 피해를 본 수상자에게 9월 중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헌혈자들은 여전히 혈액관리본부에 대한 불신과 실망을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 대한적십자사에 대한 감찰과 수상자에 대한 보상을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해당 청원인은 ‘헌혈자들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대한적십자사를 감찰해주시고 가짜 만년필을 받은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을 통해 “혈액관리본부 사과문은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니라 해당 문제가 납품업체 탓이라는 책임회피 목적”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심지어 이번에 밝혀진 만년필 가품 여부도 대한적십자사가 밝혀낸 것이 아니라 헌혈자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마지못해 인정한 것”이라며 “게다가 그 이후 피해자에게 지급하겠다는 것이 수건이다. 대한적십자사는 헌혈자 예우보다 예산 절약이 최상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담당부처인 복지부가 나서서 가짜 만년필 문제를 감찰해 달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와 비슷한 의혹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미 제기됐다는 점이다.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헌혈유공장 입찰 참여업체 간 유착 의혹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혈액관리본부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헌혈자는 수혈자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지, 적십자를 위해 봉사하는 게 아니다”라며 “적십자의 소득원 중 일부는 수혈자로부터 수익을 취하고 있으므로 적십자는 상응하는 대가를 헌혈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보상심리를 떠나서 적십자의 명백한 실책”이라며 “물론 만년필을 준다고 헌혈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준다고 약속을 해놓고 기만하는 행위가 돼버렸다. 상대적인 박탈감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혈액관리본부 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단시간 내 정해진 예산에서 해결하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민들의 인식과 달리 수건 세트 구매비용이 기존 만년필 구매비용과 같은 수준”이라며 “정해진 예산 내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에 보상할 방법을 마련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 넓은 이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