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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타 산업에 비해 광고심의 기준이 까다로워 광고 집행에 어려움을 겪는 제약사들이 의약품광고 심의가 통과한 사안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이 내려지는 일들로 인해 고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광동제약은 "자사 일반의약품 ‘광동 경옥고’의 브랜드 페이지 내용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755만원의 과징금 처분이 내려져 페이지 내용을 수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광동제약은 해당 페이지에 조선 승정원 문서 내 경옥고 언급 횟수를 인용하며 “조선 왕들의 건강비법 중 하나가 경옥고”라고 게재했다. 식약처는 “부분적으로는 사실이더라도 전체적으로 소비자가 경옥고의 효능을 ‘수명 연장’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가 인정한 효능·효과는 육체피로·갱년기장애·허약체질 개선 등인데, 승정원 기록의 경옥고와 광동 경옥고의 효능이 구분 기재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광동제약 관계자는 “국사편찬위원회 등 관련 기반으로 사실을 기재했고, 이미 광고 심의를 받은 사안이라 문제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하면서도 “식약처의 판단을 이의 없이 받아들이고 관련 일의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근 식약처는 동성제약이 자사 온라인몰에서 일부 화장품 품목을 광고하는 과정에서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문구를 사용한 것을 부당광고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3개월 광고업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피부 진정에 좋은 제품을 사용하면 마스크로 인해 생기는 피부질환 등의 증상을 빠르게 완화할 수 있다”는 취지의 문구가 게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사전·사후 심의 기준을 명확히 규정해 실무 혼선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 A씨는 “의약품 광고에 대한 사전·사후 이중 심의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광고적 표현에 대한 해석이 들쭉날쭉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심의 담당자·민원인에 따라 같은 표현을 문제없다고 보기도 하고 있다고 보기도 하니, 실무자 입장에서는 곤혹스럽다”며 “심의에 통과할 표현을 만들기까지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데 기존에는 문제가 없던 표현들이 제재를 받으면 시간·경제적 손해가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실무자들은 광고 집행 후 내려지는 처분 뿐 아니라 심의 전 규정에 부합하도록 광고를 제작하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다고도 지적했다. 효능 허가사항만으로 광고하기에는 표현이 창의적이지 못하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광고대행사 관계자 B씨는 “심의를 위해 준비하는 스토리보드에 단지 예쁘게 표현하고 싶어 반짝이는 효과를 넣었는데 허가사항 외의 효과가 있다고 오인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적받고 수정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B씨는 “허가사항으로만 광고하면서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도록 창의적으로 표현해야하니 그 사이에서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의약품 본질은 생명·건강관리, 광고심의 판단 보수적일 수밖에 없어"
일반의약품 광고는 약사법 제68조의2 제1항에 의거, 식약처장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한다. 사전 심의를 담당하는 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식약처로부터 이를 수탁해 실질적 심의를 하고 있다.
관련 심의 규정에 따르면 의약품 등의 명칭·제조방법·효능·성능에 관해 거짓광고나 과장광고를 하면 안 된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수의사 또는 그 밖의 자가 보증한 것으로 오해할 염려가 있는 기사 사용 금지 ▲효능이나 성능을 암시하는 기사·사진·도안과 그 외 암시적 방법을 사용한 광고 금지 등도 그 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최근 발간한 ‘의약품 광고심의 30년, 그 의미와 나아갈 길’에서 “의약품의 존재가치인 인간의 생명과 건강의 지지를 부정할 수 없어 광고 범위를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의약품의 공익적 가치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심의기준은 사실에 집중하면서 비유·확대해석 등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협회 측은 ”의약품 광고 심의는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려는 업계의 자정 노력에서 출발했다“며 ”광고심의위원회도 광고 환경과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귀 기울이며 본질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유연함을 발휘해 미래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의약품 광고심의 실적은 ▲2010년 1132건 ▲2011년 1351건 ▲2012년 1944건 ▲2013년 2177건 ▲2014년 2762건 ▲2015년 2926건 ▲2016년 3343건 ▲2017년 3861건 ▲2018년 3668건 ▲2019년 4353건 등으로 10년 간 약 4배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