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코로나19 장기화로 제약업계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연매출 5000억원 규모의 상장 제약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이들은 각기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위기 속에 기회를 찾으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향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가고 있다.
이들 기업 중 올해 매출 6000억원 고지를 누가 먼저 점령할지를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20년 연매출 5000억원대 기업은 모두 6개사였다. 제약업계에서 매출 5000억원대 진입은 큰 의미를 가진다.
통상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기까지 최소 50년 이상이 걸리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 1조원 고지 점령에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6개 제약사 중 가장 순위가 높은 곳은 동아에스티다. 작년 동아에스티의 매출은 5867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339억원, 순이익 271억원으로 공시됐다.
보령제약의 경우 매출 5619억원, 영업이익 400억원, 순이익 284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차지한 일동제약은 매출 5618억원, 영업이익 66억원, 순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약의 매출은 5591억원, 영업이익은 847억원, 순이익은 579억원이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5000억원대 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아 ‘알짜 장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JW중외제약의 경우 매출 5473억원, 영업손실 13억원, 순손실 153억원이었다. 한독은 매출 5036억원, 영업이익 284억원, 순이익 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매출 5000억원 반열에 올라서는 게 1조원 달성보다 더 어렵다”며 “동국제약과 한독은 지난해 첫 매출 5000억원 기업에 포함돼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높은 보령제약, 고혈압 이어 항암제 ‘확장’
5000억원대 대열에 속한 제약사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보령제약과 동국제약, 한독이다. 세 회사는 각기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2015년 4000억원대 제약사에 진입한 보령제약은 4년만인 2019년 5243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5000억원대 제약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는 전년도인 2019년 대비 7.2% 늘어난 5619억원 매출을 올리며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2% 증가한 1358억원, 영업이익은 2.7% 오른 138억원이다. 순이익은 105.1% 급등한 171억원이었다.
이 같은 매출 성장은 대표품목인 ‘카나브 패밀리’의 꾸준한 실적 증가가 크게 작용했다.
카나브 패밀리는 6개 품목으로 구성돼 있다. 2013년 국산 신약 15호로 출시된 단일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에 이어 ▲카나브플러스(카나브+이뇨제) ▲듀카브(카나브+암로디핀) ▲투베로(카나브+로수바스타틴) ▲듀카로(카나브+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아카브(카나브+아토르바스타틴) 등이다.
카나브패밀리는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1039억원의 국내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1% 성장한 실적을 보였다.
보령제약은 올해 복합제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한 카나브 패밀리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해 ‘카나브 신화’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금년 1분기 ‘카나브 패밀리’는 외래처방액 2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236억원대비 19.3% 상승한 규모다.
‘듀카브’ 처방액은 전년동기대비 9.9% 오른 92억원의 분기처방액으로 ‘카나브’의 공백을 메웠다. ‘라코르’와 ‘투베로’는 각각 7.0%와 19.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제품 ‘듀카로’와 ‘아카브’ 2종은 분기처방액이 42억원 규모로 확대하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보령제약은 최근 고혈압시장 트렌드가 단일제 처방에서 복합제로 변화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복합제 마케팅을 강화하고 라인업을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항암제 라인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11월 예산공장 항암주사제 생산라인 GMP 승인을 받은 데 이어 12월 말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벨킨주(성분명 보르테조밉) 생산을 시작했다.
보령제약은 벨킨주를 시작으로 올해 옥살리플라틴 등 항암제를 추가로 예산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예산공장 항암주사제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함과 동시에 항암제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어서 전체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카나브 패밀리 라인을 지속 확대해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옵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항암부문 역량을 강화해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5000억 첫 발 내딛은 ‘동국제약·한독’
지난해 첫 매출 5000억원 반열에 오른 동국제약은 올해 6000억원대 돌파를 목표로 한다. 지난 2016년 3000억원대에 처음 진입한 후 5년만인 2021년 6000억원 고지 점령을 목표로 내세웠다.
실제 동국제약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96억원으로 1.55% 늘었다. 순이익은 145억원이다.
이 같은 실적 향상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전문의약품(ETC), 일반의약품(OTC)과 함께 헬스케어사업 분야가 골고루 성장한 것이 주효했다.
1분기 사업 실적을 보면 ETC 매출은 전년 대비 20.9% 증가한 338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센텔리안24’가 주축인 헬스케어 사업은 8.4% 오른 462억원, 해외 사업 매출은 26.7% 확대된 120억원이다.
동국생명과학은 11.5% 늘어난 222억원이지만, OTC는 같은 기간 6.2% 감소한 290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에는 ETC와 화장품 수출 등 해외사업에서 성장성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주요 ETC 수출 품목인 마취제 ‘포폴’과 항생제 ‘테이코플라닌’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코로나19 중증환자 가운데 산소 공급 시 기도 삽관을 위해 포폴 사용이 증가하면서 국내외 수요가 늘어난 것이 이유다.
테이코폴라닌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있어 렘데시비르와 함께 투여되면서 처방이 확대됐다. 조영제(파미레이), 전신마취제(포폴), 항암제(로렐린데포) 등 수액제 제품은 1분기 2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와 함께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탄젯’과 ‘피타론에프’ 등 만성질환과 관련된 내과 분야 의약품이 성장을 주도했다.
마시는 골다공증 치료제 ‘마시본에스액’의 용량을 20mL로 대폭 줄인 마시본에스액를 출시하며 전문의약품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전 사업 분야가 고르게 성장했다“며 ”올해도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매출 확대에 전사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독 역시 창립 이래 첫 매출 5000억원 돌파에 성공했다. 전문의약품이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한독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5036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 늘어난 284억원이고, 순이익은 270억원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희귀질환과 CNS, 당뇨병 등 한독의 전통적인 주력사업 분야에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희귀질환 파트의 경우,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인 ‘솔리리스’의 매출이 2019년 394억원에서 지난해 420억원으로 14% 증가했다. 폐동맥고혈압 치료제인 ‘옵서미트’는 같은 기간 134억원에서 149억원으로 22% 늘었다.
CNS 사업에선 파킨슨병 치료제인 ‘마도파’ 매출이 126억원에서 133억원으로 14% 증가했다. 불면증 치료제인 ‘스틸녹스’는 109억원에서 114억원으로 3% 늘었다.
노바티스로부터 국내판권을 도입한 CNS 치료제 2종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한독은 2019년 말 노바티스로부터 항전간제 ‘트리렙탈’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엑셀론’ 국내판권을 가져왔다. 트리렙탈 지난해 매출은 90억원, 엑셀론은 51억원이었다.
DPP-4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테넬리아’ 시리즈의 경우 같은 기간 363억원에서 384억원으로 6% 증가했다.
한독 관계자는 “ETC 등 주력 사업의 성장이 지난해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며 “의약품 판매와 함께 지분 투자 및 오픈이노베이션 등 사업다각화 전략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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