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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정부가 의료시술 방법을 특허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의료산업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이지만 의사의 자유로운 의료행위를 침해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특허청은 최근 ‘의료방법 발명 특허법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 문의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전국 의료기관과 관련 단체에 전달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청은 공문에서 “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의료시술이 융합하면서 환자 진료에 적용되고 있다”면서 “특허법 개정으로 신산업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유관기관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산업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의료기술 발전과 공중보건이 균형을 갖춘 가운데 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특허청 관계자는 “의료 분야에서 유례없는 활발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경쟁력 있는 우수 의료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면서 "의료 산업 혁신을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18일까지 의견을 취합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의견을 충분히 취합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기간을 연장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기기나 의약품은 특허를 허용하고 있지만 의료시술 방법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특허를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는 의료행위가 인간 존엄과 생존에 깊이 연관된 만큼 의사가 자유롭게 의료행위를 선택하고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배경도 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진단, 로봇을 이용한 수술, 디지털 치료 등 의료행위가 발전하면서 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진단 분야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재권을 보호해 의료 신기술 개발에 힘을 더해야 한다는 의지가 크다.
실제 특허청은 지난 2019년부터 의사가 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의료시술 방법에 대해 특허를 인정하는 등 특허 대상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의료는 바이오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의료시술 방법을 특허를 인정할 경우 의료 산업 혁신을 이끌어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단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로 의료인이 특허 침해를 우려해 의료 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지적이 크다.
때문에 의료산업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의사의 의료행위를 제한하지 않는 방안이 관건으로 떠오른다.
특허청이 내놓은 대안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의사 의료행위에 면책 조항 신설하는 방안이다. 의료인이 특허를 침해할 것이라는 걱정 없이 자유롭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특허권 효력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시술 방법에 특허를 부여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데다 의사의 의료행위 범위 설정이 어려워 법률관계가 복잡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 대안은 의료행위 중 진단만 특허로 인정하고 치료와 수술법은 특허를 제한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조차 환자 진단과 치료는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진단과 치료, 수술을 분류하기가 애매하다는 지적이 높다.
‘특허 시술’ 허위광고 양산 우려도 해결 과제
의료시술 방법을 특허로 인정할 경우 이를 악용한 일부 병원이 ‘특허 시술’을 내세워 허위 광고를 남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특허청이 지난 2017년 성형외과 891개를 대상으로 지재권 표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재권 허위표시 32건, 불명확한 지재권 표시 45건을 적발한 바 있다.
특히 당시 적발된 사례 중에는 봉합술과 같은 의료시술 방법은 특허 대상이 아닌데도 특허라고 광고해 환자를 현혹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앞으로 특허 시술 경쟁 뿐 아니라 ‘가짜 특허’로 환자를 현혹하는 등 의료계 질서를 무너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허청도 이 같은 문제를 가장 큰 딜레마로 꼽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