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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러 백신 사전검토 착수···허가여부 초미 관심
"데이터 공개된거 없고 역가 부족 등 제조 플랫폼 특성상 불리" 부정적 전망
[ 2021년 08월 23일 11시 41분 ]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비박 백신에 대한 사전검토에 착수했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첫 러시아 백신 관련 심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코비박 백신 데이터가 공개된 것이 없고 생산 플랫폼 특성상 불리한 점이 있어 허가가 이뤄질 확률이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식약처는 "8월 20일 엠피코퍼레이션이 러시아 코비박 코로나19(COVID-19) 백신에 대한 허가신청 전(前) 사전검토를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엠피코퍼레이션은 이날 약사법 규정에 따라 비임상(독성‧효력시험) 자료에 관한 사전검토를 신청했다.

코비박 백신은 불활화 백신(inactivated vaccine) 일종으로, 바이러스를 사멸해 병원성을 없앤 후 항원으로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의 백신이다. 불활화 백신 플랫폼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중국 시노팜에서 개발한 시노백이 있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금년 2월 코비박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다만 미국‧유럽을 비롯해 러시아 외 국가에서는 코비박 백신에 대한 허가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코비박 백신 허가가 나면 첫 러시아산 백신이자 불활화 백신 중 국내 첫 사례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코비박 백신 승인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비관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우선 코비박 백신의 플랫폼인 불활화 백신 한계점을 지적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불활화 백신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이유다.

백신 전문가인 K대 약대 K 교수는 “우선 불활화 백신의 제조 공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활화 백신은 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백신을 생산한다. 가장 단순한 플랫폼으로 이론상 제일 빨리 개발할 수 있는 백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 같은 생산 방식으로는 충분한 역가(potency)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백신 제조에는 최소 10의 8승(TCID50/mL) 수준 역가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진 Vero E6 세포 배양으로도 역가는 10의 6~7승에 그친다. 10배~100배가 필요한 것이다. 1회 주사로 주입할 수 있는 양은 최대 0.5mL에 불과한데, 무작정 많이 주입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 시노백이 효능 논란에 휩싸였던 것도, 학계에서는 역가 부족으로 충분한 면역원성을 형성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코로나19 백신을 불활화 백신 플랫폼으로 만들려면 농축 공정을 해야 하는데, 제조공정이 복잡해져 성공률과 상업성 모두 떨어진다. 학계에서는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코로나19 백신을 불활화 백신 플랫폼으로 제조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학계는 코비박 백신에 대해 공개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도 허가가 쉽지 않은 원인으로 꼽았다.

K 교수는 “코비박 백신의 정확한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이 아직 나온바 없다”며 “그렇다고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추마코프연구소에서 데이터를 공개한 것도 아니다. 현재로써는 코비박 백신이 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코비박 백신에 대한 연구결과 논문은 현재까지 아직 발표된 적이 없다. 

러시아에서 진행됐다는 임상 1‧2상 전체 데이터는 아직 비공개 상태다. 다만 추마코프연구소가 "임상 1‧2상 진행 결과, 2차 접종 완료 시 90% 이상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지난 2월 러시아 내 긴급사용을 승인한 데 이어 6월 2일에는 코비박 백신 임상3상을 승인했다. 추마코프연구소는 임상3상 완료 이후 8월경 SCI급 국제학술지에 결과를 게재하고, 세계보건기구(WHO)에도 긴급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국내 B 백신 전문가는 “러시아가 학술결과를 발표해도 문제”라며 “시노백도 시노팜 발표대로라면 우수한 백신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물백신’ 오명을 썼다. 같은 플랫폼인 코비박 백신도 그 전철을 따를 확률이 크다. 코로나19 불활화 백신을 제대로 제조하려면 GMP3급 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시설기준을 준수할 지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 선택권이 없다. 국가에서 지정하는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데, 기존 백신 대신 중국‧러시아 백신을 배정받게 된다면, 국민들이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며 “사견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중국과 러시아 백신 도입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credi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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