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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이 왜 나쁘냐고? 치명적 암 전이도 부추긴다
전이 암세포, 콜레스테롤 먹고 자멸사 피하는 능력 생겨
[ 2021년 08월 26일 09시 59분 ]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만성적으로 높으면 유방암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은 또 다른 대부분의 암 치료 결과가 나빠지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듀크대 과학자들이 여기에 관여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유방암 세포는 전이 과정의 스트레스 내성을 키우는 데 콜레스테롤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암세포는 콜레스테롤 덕분에 전이 스트레스로 인한 프로그램 세포사를 피해 살아남았다.
 

듀크대 의대의 도널드 P. 맥도넬 약물학·암 생물학·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4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수석저자를 맡은 맥도넬 교수는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온) 암세포는 대부분 전이 과정의 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죽는다"라면서 "이런 스트레스가 유발하는 세포사 메커니즘을 이겨내는 소수의 암세포만 살아남아 전이에 성공한다"라고 설명했다.
 

발견의 핵심은 암세포의 이런 능력을 북돋우는 데 콜레스테롤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에스트로겐 음성 유방암, 흑색종 등 '새 치료 표적' 기대
 

연구팀은 오래전부터 높은 수치의 콜레스테롤과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양성 유방암 등 부인과 암(gynecological cancer)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해 왔다. 이를 통해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성장을 자극하는 유형의 암은, 에스트로겐처럼 행동하면서 암 성장을 부추기는 콜레스테롤 파생물을 이용해 이익을 본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설명할 수 없는 문제가 하나 생겼다.

에스트로겐 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에 의존하지 않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때 예후(豫後)가 나빠진다는 것이다. 이는 에스트로겐 외의 다른 메커니즘이 개입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연구팀은 암 세포계(cancer cell line)와 생쥐 모델에 같이 실험했다. 세포계는 초대 배양(primary culture) 이후 계속 안정적으로 증식하는 세포 집단을 말한다.
 

실험 결과, 전이하는 암세포 무리는 스트레스에 반응해 콜레스테롤을 정신없이 흡수했고 대다수는 결국 죽었다.
 

하지만 살아남은 소수의 암세포는 이 과정을 겪기 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 이런 암세포는 스트레스가 유발하는 페롭토시스(ferroptosis)를 견뎌내는 능력이 생겨, 쉽게 증식하면서 다른 부위로 전이했다. 페롭토시스는 철분의 작용으로 발생하는 프로그램 세포사의 한 형태다.

세포 내에서 철분을 제거하면 ROS(활성산소) 생성이 억제되면서 세포 자멸사(apoptosis)가 중단된다.
 

전이 암세포가 이렇게 페롭토시스 내성을 갖추는 과정은, 에스트로겐 음성 유방암뿐 아니라 흑색종 등 다른 유형의 암 종양도 이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경로가 새로운 암 치료 표적으로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맥도넬 교수는 "이 경로를 억제하는 몇몇 치료제가 이미 개발 과정에 있다"면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약을 먹든 음식을 조절하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게 건강에 좋은 이유를 재확인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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