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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텍사스, '사실상 낙태금지'···바이든 "헌법상 권리 침해"
'6주이상 낙태 제한법' 파장···시민단체 반발
[ 2021년 09월 02일 17시 10분 ]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미국 보수주의의 아성인 텍사스주(州)에서 강간 등을 포함한 어떠한 경우라도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새 낙태제한법이 1일(현지시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미국 주요언론에 따르면 일명 '심장박동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은 낙태 금지 시기를 현행 20주에서 태아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시기로 앞당기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통상 임신 6주가 되면 심장박동이 감지된다. 임신 사실 자체를 자각하지 못할 수 있는 시점을 금지 시점으로 설정해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미 언론은 텍사스의 이번 조치가 지난 1973년 미국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 이후, 이를 거스르는 가장 강력한 낙태제한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텍사스는 그동안 임신 20주부터 낙태를 금지해왔다.
 
새 법에 따르면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따른 임신의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다. 특히 주 정부는 불법 낙태 단속에서 손을 떼고, 낙태 시술 병원 및 낙태에 관련된 이 등에 대한 제소를 100% 시민에게 맡겼다.
 
불법 낙태 시술 병원 등을 상대로 직접 소송을 거는 시민에게 최소 1만달러(약 1천200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낙태권을 찬성하는 이들이 법 시행을 막기 위해 소송을 내기도 어렵게 됐다. 단속이나 기소권을 주 정부가 행사하지 않기 때문에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낙태를 원하는 여성을 시술소까지 채로 태워주기만 해도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
 
공화당 출신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트위터에서 "오늘부터 심장박동을 가진 모든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낙태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라며 "텍사스는 생존권을 계속 지킬 것이다"고 밝혔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생식권리센터 등 낙태권을 옹호하는 단체들이 연방대법원에 텍사스주의 낙태제한법 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이날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9명의 대법관 중 5명이 가처분 신청 기각에 손을 들었다.
 
대법원은 다만 이날 결정은 텍사스 낙태제한법의 합헌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텍사스주 법원 등에서의 다른 정식 소송 절차는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의 법이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며 낙태권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텍사스의 이 지나친 법은 주제넘게도 '로 대(對) 웨이드' 판결로 확립된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며, 시민이 낙태를 도운 것으로 여겨지는 이에게 소송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73년 미 연방대법원은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 단계 이전에는 낙태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임신 23~24주 정도의 시점으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기념비적 판결로 평가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행정부는 거의 50년 전에 내려진 로 대 웨이드 판결에서 확립된 헌법상 권리를 지키고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법원이 법 시행 전에 결정을 내리는 데 실패하면서 "텍사스주에 있는 여성에게 재앙을 가져왔다"면서 "이 법은 로 대 웨이드 판결에서 확립된 권리와 보호를 삭제하려는 전면적 시도"라고 비판했다.
 
미국시민자유연합은 "법에 따른 영향이 즉각적이고 강력할 것"이라며 "헌법에 위배되는 낙태 제한을 막을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법 시행으로 텍사스주에서 낙태를 원하는 여성은 다른 주로 이동해 시술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새법이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달 31일에는 마지막까지 낙태 시술을 받으려는 이들이 몰려들었고, 오후 11시56분에 마지막 시술이 끝났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텍사스주의 새 법은 미국 전역에 걸쳐 낙태제한을 강화하려는 공화당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미국에서 낙태 문제는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대표적인 주제이고 정치권 논쟁도 뜨거운 이슈여서 미국 내 다른 보수성향 주들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현재 최소 12개주에서 임시 초기부터 낙태를 제한하는 법안을 제정했지만 모두 법원에 가로막혀 시행되지는 못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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