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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휴텍스·LG·한림 등 제약사 36곳, 항소여부 '촉각'
발사르탄 구상권 청구 소송 패(敗)···라니티딘·메트포르민 사태 '영향'
[ 2021년 09월 11일 06시 45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불순물 검출 발사르탄 성분 고혈압약 처리 과정에서 생긴 비용을 제약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와 제약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제약업계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간 첫 법적 공방에 대한 결과로, 향후 선례로 남을 수 있어 제약사들이 항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36개 제약사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발사르탄 지출손실금 채무부존재 소송에서 건보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36개 제약사에는 SK케미칼, 건일제약, 구주제약, 다산제약, 대우제약, 대원제약, 대화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마더스제약, 명문제약, 바이넥스, 삼익제약, 삼일제약, 유니메드제약, 이연제약 등이 포함된다.

이번 사건은 건보공단이 발사르탄 고혈압약에서 불순물이 검출되자 환자들에게 기존 의약품을 새 것으로 교환해주는 조치를 취했는데, 여기에 쓰인 비용을 제약사가 부담하라며 구상권을 청구, 법적 분쟁이 초래됐다. 

건보공단이 제약사 69곳에게 청구한 비용은 20억3000만원이다. 이중 1억원 이상 청구서를 받은 제약사는 6곳으로, 전체 금액의 45%에 달한다.

대원제약 2억2275만원, 한국휴텍스제약 1억8050만원, LG화학 1억5983만원, 한림제약 1억4002만원, JW중외제약 1억2088만원, 한국콜마 1억315만원 순으로 많았다.

건보공단의 구성권 청구에 부당하다고 판단한 제약사 36곳은 구상금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 쟁점은 제조물책임법 제3조에 대한 해석이었다.

쉽게 설명하면 공단은 의도에 관계 없이 건강에 위해를 일으킬 성분이 나오면 제약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봤고, 제약사들은 적법한 과정에서 제조했고 의도치 않게 불순물이 나왔다면 면책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펼쳤지만 법원은 원고(제약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동시에 지금까지의 소송비용과 이자도 모두 제약사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소송 결과가 판례가 돼 앞으로 있을 불순물 검출 의약품 처리 과정에 비용을 청구할 법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9년 발사르탄을 시작으로 위장약 성분 라니티딘, 당뇨약 성분 메트포르민에 이어 로사르탄·이르베사르탄 등 발사르탄류 고혈압약 아지도 불순물 검출 사태까지 모두 적용될 수 있다. 

게다가 앞으로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불순물이 등장, 검출될 가능성이 많아진다. 불순물이 나오면 제약사들은 해당 품목 회수로 인한 매출 감소는 물론 회수 과정에서 생기는 비용까지 모두 물어야 한다.
 
도미노처럼 파급력이 커질 것이 예상됨에 따라 이번 소송에 참여한 제약사들이 항소에 나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약업계는 항소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내다봤다.

제약사 관계자는 "의도가 있든 없든 불순물이 나왔다면 제약사들의 책임이라는 법원의 판단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의약품 산업은 일반 제조업과 달라 허가 당시의 기준으로 안전성을 평가 받았으며, 허가 후에도 지속적인 재평가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절차를 성실히 이행했다면 정상 참작을 해달라는 게 무리한 요구인지 의문"이라며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약가는 새로운 규제로 계속 낮추면서 위험부담도 모두 떠넘기는 것은 지나치다"고 성토했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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