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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코로나19 유행으로 제약업계에서 의약품 처방 실적의 전반적 감소가 예상됐지만 지난해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의 실적은 큰 타격 없이 오히려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진료·온라인 약 배송 및 코로나19 치료 의약품 소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권순만)은 ‘2020 제약산업 분석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초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됨에 따라 제약업계는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가 줄어들며 의약품 처방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Evaluate Pharma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글로벌 처방 의약품 매출액은 전년대비 5% 성장하며 코로나19 발생 전까지의 시장 추세에 큰 변곡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 실적은 더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로슈·BMS·애브비·존슨앤드존슨·머크 등 5개사의 미국 처방의약품 합산 매출액은 전년대비 21% 성장했다. 2019년 기준 성장률이 11%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한 호조라는 관측이다.
노바티스·사노피·BMS·머크·로슈 5개사의 유럽권 처방의약품 합산 매출액도 전년대비 12% 성장했다. 2019년 기준 성장률인 –0.6% 대비 우수한 성적을 낸 것이다.
분기별 YoY(전년대비 증감률)를 보면, 미국의 경우 ▲1분기 22% ▲2분기 16% ▲3분기 24% ▲4분기 24%, 유럽의 경우 ▲1분기 17% ▲2분기 –1% ▲3분기 17% ▲4분기 16% 등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직후였던 2분기 실적이 일시적으로 둔화됐지만 회복세가 가팔랐다.
이와 관련, 진흥원은 원격진료·의약품 온라인 배송 등으로 인해 진료·약품 처방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진흥원은 “원격 진료·약 배송 등을 통해 만성질환자들의 진료·처방에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며, 팬데믹 상황에서 생산·유통 차질을 대비해 재고를 축적하려는 수요도 있었을 것이다”며 “급증한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의약품 소비량이 늘어난 효과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상 중단으로 인한 타격도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에게는 잠깐이었다. 지난해 초 팬데믹 발생 후 환자를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임상시험기관 다수가 폐쇄되고 일부 제약사들은 임상을 연기하거나 중단했다.
Ecaluate Pharma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중단된 임상 시험은 2000건이 넘으며, 지난해 3월부터 5월 사이에만 1400건이 중단됐다.
그러나 중단된 2000건 중 약 절반은 대개 빠른 시일 내 재개됐는데,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며 임상 과정을 진화시켰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진흥원은 “신약 상업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환자 대상 가상 임상, 원격 모니터링, 빅데이터·AI 등 혁신 기술을 도입해 팬데믹 환경의 임상시험 한계를 극복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신약 임상시험 과정의 디지털화를 촉진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신약 개발 과정에 첨단 기술이 도입되며 나타난 또 다른 변화는 R&D 비용 지출액 부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합산 R&D 비용 지출액은 전년대비 1.8% 증가에 그쳤다.
진흥원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AI 기술·가상 임상 등이 적용되며 R&D 비용 효율성이 높아졌고 소수 임상 환자를 대상으로 희귀 치료제 개발에 R&D가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의 경우 해당 국가와 주요 비영리기관이 적극적으로 임상 비용을 지원하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파이프라인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