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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수용 못하는 이유 많은데"···고민 깊은 의사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의무수용 법안 통과는 현장 무시, 의료진 이탈 심화 우려"
[ 2021년 12월 04일 06시 33분 ]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지난 12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응급환자 의무수용을 골자로 하는 ‘응급의료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했다.

이에 대한응급의학의사회(회장 이형민)가 “응급의료현장 상황을 무시하고 의사와 병원에 무조건적인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는 해당 법안에 반대한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3일 오후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회견에는 이형민 회장을 비롯해 최석재 홍보이사·김태훈 정책이사·김현송 보험이사·기동훈 자문위원·조광현 대한응급의학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응급의료기관에서 응급환자 수용을 거부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이와 관련, 이형민 회장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부족한 응급의료자원으로 힘겹게 응급의료 현장을 지켜온 의료진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해 좌절감과 절망감을 안겨준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떳떳하지 못하냐, 왜 개정안에 반대하느냐”는 비판이 일 것을 의식한 채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응급환자를 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 보는 것이고, 수용이 불가능한 상태는 매우 다양하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응급의학 전문의만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후진료와 최종치료 등 중환자실 입원이 불가능한 경우도 수용 불가 상황에 포함되며, 이는 응급센터 능력과는 별개”라며 “어떤 법을 만들어도 모든 환자를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 이송 지연이 발생하면 모든 책임은 응급의료기관이 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개정안이 실제로 시행되면 119와 응급실 사이에 크고 작은 갈등이 10배 이상 심화될 것이다”며 “지금도 환자를 내려놓으려는 119구조대와 내려놓으면 안 된다고 설명하는 의료진 간 갈등이 매우 빈번하다”고 답답한 현실을 토로했다.  
 
이러한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압박은 결국 환자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병원 응급실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형사처벌을 하게 되면 전공의 지원율이 더욱 낮아지고, 응급의료현장을 떠나는 의사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의료진 집단감염 등 코로나19로 응급의료현장 마비” 
 
응급의학의사회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응급의학과가 심각한 붕괴 위기에 처해있다"고 호소했다. 
 
이형민 회장은 “한 해 응급환자가 1000만명 발생한다면 코로나19 환자는 대략 45만명으로, 약 2%에 해당하는 환자로 인해 응급실 업무가 마비됐다”고 주증했다. 
 
이어 “119차량이 응급환자를 태운 채 하염없이 응급실을 기다리고 중환자실과 입원실이 부족해 중증환자들은 이송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1초가 급한 심폐소생술 환자조차 받지 못하기도 한다”고 현장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의료기관 내 집단감염 사례도 이러한 위기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기동훈 자문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환자 전원 등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교수들을 포함한 의료진 집단감염도 발생하고 있다. 의료진이 감염되면 결원이 발생하고 결국 지역응급의료는 마비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응급의학의사회는 정책당국에 응급의료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이형민 회장은 “현재 여러 기관들로 나눠진 중증응급환자와 코로나19 환자 이송·전원·관리에 대한 전반적 모니터링 등이 가능토록 현장 상황을 잘 아는 응급의학 전문의들과 119, 보건복지부 등이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확진 후 응급실 음압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응급실 수용능력이 상실되므로 확진자의 조속한 병원 배정과 이송을 위한 TF를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필수의료인력들에 대한 처우·환경 개선을 통해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장기계획 수립도 요구했다. 
 
20대 대선 정책제안으로는 ▲응급의학 전문의가 진료하는 응급의료체계 마련 ▲종별 응급의료체계 환자분산 대책 마련 ▲응급의료 안전망 구축 ▲병원 간 이송체계·응급의료 수가 개선 등을 제시했다. 
 
이형민 회장은 응급의학 전문의가 진료하는 응급의료체계에 대해 “내과를 가면 내과 전문의를 만나러 가지 않느냐. 그런데 응급실에 가면 응급의학 전문의가 없다. 응급의료기관 100여 곳에서 응급의학 전문의 없이 700여명의 타과 전문의가 응급의학과에 근무 중이다”고 부연했다.  
sbl@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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