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정부가 근거수준이 불확실한 초고가의 항암제 급여 관리를 위해 실제임상자료(RWD)활용 폭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개최한 의약품 급여관리 수집체계 구축 심포지엄에서 심평원 혁신연구센터 변지혜 근거기반연구부장은 "국가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는 주요국들의 공통적 고민 중 하나가 의약품 급여관리다. 이들은 RWD를 바탕으로 등재 약품을 재평가하고 할인율을 조정하는 시도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최근 신속허가제도나 경제성평가 특례제도 등으로 인해 약제의 급여화시 임상적 근거의 불확실성이 늘고 있으며, 임상적 효능 또한 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단기간에 실시된 결과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더불어 항암제(8.2%)와 희귀질환 의약품(6.8%)의 약품비 증가율이 전체 약품비의 연평균 증가율인 5.2%를 상회하고 있어 초고가 의약품 급여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척수성 근위축증 신약 가격이 25억원, 유전성 망막질환 신약이 5억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공개돼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급여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RWD를 통해 확증적 임상시험 또는 통제된 환경의 데이터를 제외한 실제 진료현장에서 얻어진 실제임상근거를 구축, 의약품 급여관리에 도입하겠다는 목표다.
변지혜 부장은 "RWD를 활용해 환자를 주기적으로 개별 모니터링하고 국내 의료환경에서 실제 사용한 결과를 파악해 등재 의약품의 전주기 급여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여 기준을 조정하거나, 약물 효과 및 안전 사용관리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보건의료데이터 연계로 관련 기관 정책 지원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RWD가 실제로 약제의 급여 조종에 활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방영주 명예교수는 "심평원에서 시행한 RWD 구축 연구는 정부 차원에서 시행한 것이지만, 실제로 개별 약제의 RWD를 수집하고자 할 때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영주 교수는 "통제된 임상시험의 경우 환자와 의료진 모두 치료에 적극적으로 응하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또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고, 의료기관마다 치료의 질이 다를 것이므로 이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 교수는 "미국의 경우 치료 시작부터 RWD를 수집하는 등 체계적인 틀을 도입했다.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의 지원 및 전반적인 의료 질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약학대학 한은아 교수는 "RWD가 급여 조정에 사용된다면 현재 제약사에서 하고 있는 무작위대조연구(RCT)만큼 엄격한 기준을 두고 설정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교수는 "실제 임상 데이터를 만드는 의료기관과 제약사, 정부 간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으므로 이 같은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