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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지난해 젊은의사 총파업 당시 대한전공의협의회를 이끌던 수장인 박지현 前 회장이 전공의 회원들을 상대로 무더기 고소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박지현 전회장은 최근 의사와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인 '넥스트메디신'에 글을 남긴 142명 이상의 의사와 의대생들을 모욕죄와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박 전 회장에서 고소당한 전공의 A씨는 “고소당한 이들은 작년 파업 이후 박 前 회장을 비롯한 당시 대전협 비대위의 행보를 비판했던 사람들”이라며 “파업종료 당시 대전협 비대위가 보였던 석연치 않은 파업 종결 과정과 종료 이후 적절하지 못했던 대처에 불만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A씨는 “현재 박 전 회장에게 고소당한 피해사례를 수집하고 있는데 가장 먼저 연락해주신 분이 피해자 규모를 최소 142명이라고 확인했다”며 “또 다른 피고소인은 경찰과 통화에서 고소 규모가 260명 상당으로 들었다고 제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공의 B씨 역시 “박 전 회장이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총파업과 관련된 글들을 기반으로 고소한 것 같은데 주변에만 해도 고소당했다는 전공의가 100명 이상”이라며 “밝히기를 꺼리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고소당한 사람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예측된다”고 전했다.
A씨는 이와 관련, '무차별 고소'라고 지적하며 "이미 고소당한 전공의 여러 명이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파업 당시 긴급한 상황 속 대전협 비대위가 기습적으로 사퇴하고, SNS에서 '철회'와 '재논의'로 말장난을 치는 등 무책임한 모습에 분개한 동료들이 댓글을 많이 게재했다”며 “하지만 박 전 회장에게 고소당한 대부분은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무고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욕죄는 공연성, 특정성, 모욕성 3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성립되는데 박 전 회장이 고소한 글들은 대부분 수위가 낮을 뿐 아니라, 누구라고 특정되지 않아 구성요소도 충족되지 않는 리플들도 포함해 그야말로 마구잡이 무차별 고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피고소인들이 고소로 입은 피해는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소로 인한 정신적 충격 뿐 아니라 피고소인들은 경찰서에서 연락받은 시점 때문에 부담이 더욱 컸다”며 “피고소인 대부분이 고소 사실을 전달받은 11~12월은 전공의 시험과 의사국시, 기말고사 등으로 바쁘고 힘든 시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실제로 고소받은 사람 중 시험이 끝난 이후로 조사를 미뤄도 되냐는 질문이 많았다”며 “고소 접수는 4월쯤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추정컨대 고소인 조사를 늦게 받아 조사 일정이 미뤄졌다. 정말 ‘해도 너무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지현 전 회장은 “고소한 사안은 2년이 넘은 일로 총파업 당시부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며 “이미 불기소처분을 받은 건들에 대해서도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나 의대생 뿐 아니라 파업 당시 내부분열을 일으킨 모든 분들이 고소 대상이다. 폐쇄적 의사 커뮤니티를 우선으로 진행했지만 유튜브 등 일반인 또한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