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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쓰나미 한국, 동네의원 적극 참여하면 큰 기여"
조현호 대한내과의사회 의무이사(중계윌내과의원 원장)
[ 2021년 12월 26일 18시 08분 ]
[특별기고] 금년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3년 만기가 돌아온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시범사업 연장을 결정했다. 또한 일차의료 만성질환시범사업의 본 사업 전환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도 2021년 하반기부터 운영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0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2차년도 평가 연구용역에서는 시범사업 참여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혈압·혈당 조절률이 참여기간에 비례해서 높아졌다.

또한 비참여 의원들의 고혈압·당뇨병 환자 대비 시범사업 참여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응급실 방문율과 입원율이 절반가량 낮아지는 성과가 증명됐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시범사업 시행이 만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기대 이상의 놀랄만한 성과가 도출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7~8년 동안 지역의사회 및 동네의원들의 적극적인 만성질환관리사업 참여 의지와 함께 경험 및 환자중심제도, 동네의원 현장 의견 존중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7~8년 간 지역의사회를 중심으로 한 동네의원들은 지역사회 일차의료시범사업(2014)과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2016)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고 이를 통해 만성질환관리 필요성을 통감했는데 이것이 무엇보다 큰 자산이 됐다. 
 
또 기존의 질병중심 접근에서 환자중심 접근으로 전환한 결과다. 과거 고혈압·당뇨병 환자 진료는 혈압, 혈당/당화혈색소 수치를 보고 단순히 약 처방으로 끝내는 질병 중심의 ‘3분 진료’였다. 
 
그러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시범사업에서는 포괄평가 및 케어플랜 수립-교육상담-환자관리-중간점검-바우처 검사 등 체계적인 항목들로 구성돼 대면교육·상담시간이 늘어나고 환자의 개별특성과 생활습관·가정환경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환자중심 진료로 바뀌었다. 
 
아울러 2014년 당시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에서는 의료계 의견을 파격적으로 반영했고 이후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정부가 고혈압·당뇨병 만성질환관리시범사업에서 동네의원 현장 의견을 꾸준히 듣고 이를 반영코자 적극 노력한 덕분이다. 
 
“공공-민간 협력 강화하고 의협 전담조직 위탁, 보건복지부내 전담부서도 신설” 
 
하지만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또 한 번의 큰 도약을 위해서는 한번 만들어진 모형만을 중심으로 한 운영이 아닌 지속적인 모형 변화와 참여 의원 교육, 지역의사회·동네의원 지원 등 제도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새로운 관리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민간협력 및 사업 관리를 의료계에 위탁하는 모형, 즉 만성질환 시스템 관리에서 필요한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과 지역의사회·동네의원을 지원하는 역할은 대한의사협회 내 전담조직에 위탁하고, 보건복지부 내 전담부서를 신설해 전반적인 운영과 법안 정비 및 지원책을 마련하는 역할 부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동네의원 역량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20년 간 국가 암검진 사업에서 괄목상대한 성과 중심에는 동네의원이 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전시 상황에서도 동네의원 의료진은 높은 애국심과 책임감으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국가예방접종위탁사업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서 환자본인부담금, 과도한 행정업무, 사업 시작 단계에서 동네의원 진입의 어려움, 케어코디네이터 활성화 등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적잖다. 그러나 환자와 지역의사회·동네의원 중심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면 의외로 쉽게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제도 중심 정책에서 공공-민간협력, 의료계 위탁 관리체계를 구축할 수만 있다면 우리나라는 지금의 OECD 고혈압·당뇨병 만성질환관리 성적 하위권에서 단시간 내 세계 최고수준의 만성질환관리 역량을 갖춘 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초고령사회에서 지역의사회·동네의원, 재택의료·통합돌봄 중심 역할 수행해야   
 
지역의사회·동네의원의 환자중심 만성질환관리, 공공-민간협력, 의료계 위탁관리체계 구축의 또 다른 가치는 재택의료·통합돌봄에서의 중심역할이다. 이는 시대적 흐름이며 지역의사회·동네의원의 사명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최고의 고령화 속도로 인해 지난해 848만명이던 65세 이상 인구가 3년 뒤인 2024년에는 1000만명이상, 2049년에는 1900만명(39.8%)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20년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자가 86만명이며, 장기요양보험료가 2017년 이후 2배 넘게 올랐지만 재정은 고갈위기에 처해있다. 
 
장기요양기관 종사인력을 보면 전체 50만명 중 요양보호사가 45만 여명, 사회복지사가 3만 여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 등 의료인력은 각각 2312명, 3504명, 1만3221명에 불과하다. 
 
장기요양서비스 중 복지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해 건강관리 핵심인 의료부분에서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가족들은 돌봄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노인들은 결국 요양시설 신세를 져야만 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들이 가속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사업 특성상 지속적인 제도 관리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의 부재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2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여러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고, 보건소에서도 건강돌봄 사업으로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물리치료사·영양사 등 다양한 인력들이 방문건강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이제 막 재택의료·통합돌봄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비록 의료가 복지에 비해 사업 규모는 작을지라도 ‘찐빵의 앙꼬’ 같은 역할로, 결코 그 중요도가 간과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번 만들어진 제도보다는 제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의료의 적절한 역할 및 효율적인 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역의사회·동네의원의 서비스 제공 중심역할, 공공-민간협력 의료계 위탁관리체계 구축이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과거 10여 년 전에도 고혈압·당뇨병 환자 관리에 있어 보건소와 건보공단이 관리 주체로 직접 나선 적이 있었지만 결국 제도화에 실패했다. 
 
보건소와 공단이 관리할 수 있는 고혈압·당뇨병 환자 수, 즉 정책 적용 범위의 대상의 협소함이 실패의 가장 큰 이유였고, 시간과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질 높은 서비스를 보편화하기에는 현실성이 크게 부족했던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1000만명이 넘는 고혈압·당뇨병 만성질환자를 지역의사회·동네의원이 환자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재택의료· 통합돌봄까지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 

만성질환 관리사업이 정책적용 범위와 현실성 있는 질 관리 두 가지 측면에서 결국 지역의사회와 동네의원 외에 대안이 없었듯이 재택의료 및 통합돌봄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참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도 향후 지역의사회와 동네의원이 재택치료, 외래진단 및 치료제 주사·처방 등 관리의 주체가 돼야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의미의 ‘위드 코로나’ 진행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지금의 왕진을 위한 왕진, 원격의료를 위한 원격의료 추진과는 달리 지역의사회·동네의원의 재택의료· 통합돌봄의 실용적 가치추구 과정에서 환자와 의사의 자연스러운 요구에 의해 왕진·원격모니터링 등 필요한 제도들이 매끄럽게 기존 모형과 접목될 수 있을 것이다. 
 
케어코디네이터 등록 의원 10% 불과, 정부 차원 인력 등 전폭 지원 필요 
 
당장 지금 이 시점에서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의 효율화와 향후 재택의료·통합돌봄에서의 교두보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제도가 ‘팀 어프로치’와 케어코디네이터 제도다. 그러나 현재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시범사업 참여 의원 중 케어코디네이터 등록 의원은 10%도 안된다. 
 
실례로 우리 의원은 시범사업 초기부터 간호사, 영양사에게 케어코디네이터 업무만 전담토록해서 운영해 왔는데, 이 제도가 고혈압·당뇨병 환자 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높은 환자 만족도까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규 직원 채용과 기존 직원의 업무 전환에 따른 많은 혼선을 겪었고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고 컴퓨터 등 여러 장비도 새로 마련해야 했다. 무엇보다 지금도 케어코디네이터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는 의원 운영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성공을 거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나 결핵전담간호사 제도에서처럼 케어코디네이터 인력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책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향후 평균 수명도 OECD 국가 중 제일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측면에서 예상보다 빨리 초고령사회 쓰나미가 밀려오는 형국이다. 지역의사회와 동네의원이 의료현장 최일선에서 만성질환관리사업뿐만 아니라 향후 재택의료 및 통합돌봄 분야에서도 중추적 관리자로서 국민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국민건강보험제도 역시 지속 가능토록 해서 위대한 대한민국 건설에 크게 기여하길 염원해 본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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