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급증했지만 최근 급감한 일본은 높은 발생률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일본에서 지난 2020년 1월 1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8월 확진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고, ‘2021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시기였던 작년 8월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만50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같은 확진자 폭증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일본은 진단검사 실시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이에 따라 접촉자 격리가 어려웠던 점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또 확진자가 늘어나며 치료병상이 포화상태가 됐고, 지난해 5월에는 입원하지 못하고 대기하는 확진자만 2만명 이상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확진자가 치솟자 일본은 국가적으로 치료제 개발 촉진에 나섰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일본은 ‘코로나19 긴급경제대책’을 발표하고 기존 독감·급성 췌장염 치료제 등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재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헬스케어사업을 확장 중인 후지필름 자회사 후지필름 도야마화학의 독감치료제 ‘아비간’을 코로나19 치료제 재창출하는 방안을 모색, 해외와 협력해서 임상연구를 확대하고, 생산을 늘려 200만명분을 비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 니치이코 급성췌장염 치료제 ‘후산’의 코로나19 감염 억제 가능성을 보고 이에 대한 효과 및 안전성 검토·관찰연구 및 개발도 후원키로 했다.
이밖에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 출자로 보조에 의한 치료제·백신 개발을 촉진하고 ‘백신개발을 위한 전염병예방혁신연합’·‘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세계백신연합’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도 발표됐다.
일본 정부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섰지만 지난해 상반기 연이은 치료제 개발 중지 소식이 전해졌다.
현지 최대 제약사 다케다약품은 3월 일본 제약사 최초로 치료제 개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지난 2019년 아일랜드 제약사 샤이어와의 인수합병으로 혈액 분야에서 경쟁력을 획득,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환자 혈장에서 추출한 항체를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 중이었지만 2021년 4월 중단했다.
지난 6월에는 니치이코제약과 다이이찌산쿄, 도쿄대와 이화학연구소가 함께 흡입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후산’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산·학·연 합동으로 금년 3월부터 초기 임상에 착수, 일본인 남성 약 8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검증하는 1상 임상을 진행했지만 안전성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는 설명이다.
만성췌장염 치료제 ‘호이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일본 오노약품공업도 지난 6월 임상을 중지했다.
회사는 해당 임상 3상에서 무증상부터 중등도 코로나19 환자를 호이판 경구 투여군 77명과 위약 투여군 76명으로 나누고 치료효과를 비교했으나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오노기제약, 일동제약과 동시 임상 진행…타미플루처럼 안전한 알약 지향
연이은 실패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일본 정부는 다시금 치료제 개발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작년 6월 일본 후생노동성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인 일본 국내외 4개사 7개 품목에 대해 총 20억엔(약 203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GSK·화이자와 일본의 중외제약·오노약품업 등이다.
후생노동성 계획에 따르면 일본 내 임상시험 등 의약품 승인 절차 진행에 필요한 비용으로 각각 최대 6억엔씩 지원됐다.
또한 해당 지원을 받은 의약품이 향후 실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하면 자국 내에서도 사용을 신속하게 승인하기로 했다.
시오노기제약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인데, 지난해 7월부터 임상에 착수, 9월 말부터 2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시작했다.
임상 2상이 완료되면 3차 임상 전 조건부승인을 신청하고 금년 3월까지 일본 내 100만명분 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체제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작년 11월 중순에는 국내사 일동제약과 함께 후보물질 공동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시험 IND를 승인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승인으로 일동제약은 국내, 시오노기제약은 일본·싱가포르에서 동시에 임상을 진행하며 금년 상반기 한국 내긴급사용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가 개발하는 치료제는 코로나19 경증 또는 무증상 환자들이 1일 1회 1정을 5일 간 복용하면 된다.
현재까지 연구에 따르면 이 후보물질은 우수한 안전성·내약성 등을 보였으며 코로나19 유발 감염원인 바이러스(SARSCoV-2)에만 존재하는 단백질 분해효소(3CL-프로테아제)를 억제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임상에서는 알파·베타·감마·델타 등 코로나19 변이 모두에서 유사한 수준으로 바이러스 증식 억제 능력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테시로기 이사오 대표는 “이번 공동개발은 단순히 사익이나 비즈니스를 넘어 코로나19 사태 해소를 위한 제약회사의 사회적 의무”라며 “사람들의 치료제 개발 염원에 책임감을 느끼고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9월에는 일본 정부가 후지필름 도야마화학의 아비간을 코로나19 치료제 지원약물로 선정했다.
현재까지 연구에 따르면 해당 치료제는 코로나19 환자에 투약 결과, 증상 악화를 방지하고 무증상 감염자의 발병을 막는데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슈의 일본 자회사 쥬가이제약은 성과를 냈다. 앞서 쥬가이제약은 지난해 12월 로슈로부터 ‘로나프레브’에 대한 일본 내 독점 개발 및 판권을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로나프레브는 중증화 위험이 있는 경증·중등도 코로나19 환자에 효과를 보이는 항체칵테일요법 치료제다.
지난해 7월 코로나19 치료제로 일본 당국의 정식 허가를 받은 후 최근에는 무증상 감염자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이 확대됐다.
관련 임상시험에서 가족 내 밀접접촉자에 투여한 경우 증상을 수반하는 감염위험은 81% 낮췄고, 무증상자에 투여한 결과 증상 발현 위험은 31% 낮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