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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팀, 유전자 조작 돼지심장 첫 '인체 이식'
"선택지 없는 말기 환자에게 이식, 사흘째 회복 중"
[ 2022년 01월 11일 09시 49분 ]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차병섭 기자 = 미국에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을 말기 심장질환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의료계 최초로 진행됐으며, 이식받은 환자는 즉각적인 거부반응 없이 사흘째 회복 중이라고 AP·AFP 통신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매릴랜드대 의대와 의료센터 연구진은 이날 인체 장기를 이식받지 못해 다른 선택지가 없는 시한부 심장질환자인 데이비드 베넷(57)의 동의를 받아 지난 7일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환자는 수술 후 사흘째 회복 중이며 이식된 장기는 사람 심장처럼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의료진은 동물 장기 이식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즉각적인 거부반응이 없다는 점에서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P 그리피스 박사는 "이번 획기적인 수술로 장기 부족 문제 해결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며 "우리는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지만, 세계 최초로 이뤄진 이 수술이 앞으로 환자들에게 중요한 새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 이식에는 인체에 이식되면서 인간 면역체계의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돼지 장기 세포면의 당(糖) 성분을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제거한 돼지의 심장이 사용됐다.  

대학 측은 베넷 씨가 수술 하루 전 "남은 건 죽거나 돼지 심장을 이식받거나였다. 나는 살고 싶다. 성공할 가능성을 알 수 없는 시도라는 걸 알지만, 수술이 마지막 나의 선택"이라며 "회복한 후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수술은 정상적인 치료 절차로 행해진 것은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2월 31일 '확대 접근'(동정적 사용) 조항을 통해 긴급 수술을 허가했다. 이 조항은 심각한 질환 등으로 생명이 위험한 환자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을 때,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 같은 실험적 의약품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증에 의존하는 이식용 장기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가 사람과 장기 크기가 비슷한 돼지 등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기 위한 연구를 수십 년간 해오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장기기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장기 기장을 기다리는 환자는 11만여 명에 달하며 매년 6천 명 이상이 장기가 없어 사망하고 있다. 

미국 장기이식 시스템을 감시하는 장기공유연합네트워크(UNO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이루어진 장기 이식은 3천800여 건에 불과하다. 

UNOS 최고의학책임자(CMO)인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는 메릴랜드대의 장기이식에 대해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번 수술은 이종 간 장기이식이 최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시험적인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종 간 장이이식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4년에는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한 영아가 21일간 생존했으나 결국 거부반응으로 사망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뉴욕대 랑곤 헬스(NYU Langone Health)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유전자 조작 돼지(GalSafe)의 신장을 신부전 증상이 있는 뇌사 상태 환자에게 연결해 거부반응 없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메릴랜드대 연구팀의 이번 돼지 심장 이식은 뉴욕대 성과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대 연구팀을 이끈 로버트 몽고메리 박사는 "이번 수술은 진짜 획기적인 돌파구"라며 "나 자신이 심장 이식을 받은 유전성 심장질환 환자로서 이 소식에 전율을 느꼈고, 내 가족과 다른 환자들에게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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