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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통합 필요"
김재유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차기 회장
[ 2022년 02월 14일 12시 04분 ]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산부인과는 의료계에서도 가장 힘든, 소위 바람 잘날 없는 진료과로 알려져 있다.

수가 현실화 문제부터 출산율 감소로 인한 환자 감소, 의료사고 노출, 임신중단약물 등 산부인과 관련 의료계 현안만 수두룩하다. 여기에 수년째 산부인과의사회 숙제로 남겨진 ‘단체 통합’도 있다. 
 
오는 4월 3일부터 3년간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를 이끌어야 할 김재유 차기 회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김 차기 회장은 현재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총무를 맡고 있으며, 지난 1월 28일 과의사회 3대 회장에 당선됐다. 
 
데일리메디가 김재유 차기 회장을 만나 취임 이후 산부인과의사회의 산적한 현안과 단체 통합 등의 해결책 등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통합 논의 진전되면, 회장직 언제든 물러날 수 있다”
 
김 차기 회장은 “우선 산부인과의사회와의 통합 이야기를 먼저 하겠다. 본인을 비롯한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모두 산부인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산부인과의사회와의 통합이 이뤄질 수만 있다면 취임 직후라 할지라도 물러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재유 차기 회장은 우선 직제 통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두 단체의 ‘자주적인 통합 의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기 회장은 “그동안 대한의사협회와 산부인과학회가 나서서 통합을 중재하려고 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며 “어느 한쪽이라도 원하지 않는다면 강제 통합은 불가능하다. 우선 양 단체 모두 소모적 회무를 지양하고 현재의 회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양측 회원이 모두 참여해서 통합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다. 회장 직선제 선거를 통해 통합하겠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회장직도 미련 없이 물러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며 절실함을 호소했다. 
 
"분만실 폐쇄 아픔 직접 겪었고 최우선 과제는 수가 현실화" 
 
김 차기 회장은 차기 집행부의 핵심 과제로 ‘산부인과의 분만 수가 현실화’를 꼽았다. 출산율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가를 대폭 인상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분만 인프라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그는 “2017년 기준 분만비는 1040달러로 미국 1만1200달러, 영국 9000달러 등에 비해 턱없이 낮다. 심지어 남아프리카공화국 1900달러에 비해서도 낮다”며 “이후 소폭 분만비 상승이 이뤄졌지만 출산률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그나마 상승효과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본회를 비롯한 산부인과는 최근 몇 년간 줄기차게 분만수가 대폭 인상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분만 인프라 유지가 힘들어지면서 분만 취약지도 늘어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분만 취약지 문제는 김 차기 회장에게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경기 안성시에서 모아산부인과를 운영 중인 김 차기 회장은 올해부터 병원 분만실의 문을 닫고 더는 분만 관련 진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
 
김 회장은 “우리 병원은 안성시에서 유일한 분만병원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출산 건수가 급격히 감소해 운영에 어려움이 컸다. 도저히 분만 업무를 이어가기 어려워 1년 전부터 안성시에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외면당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병원이 분만을 포기하면 산모들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안성시에 지원책 마련 또는 직접 운영, 아니면 안성의료원에서 위탁 운영 등 여러 방안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미 ‘3D 업종’으로 전락한 산과의 분만실 직원과 의사의 수급조차 지방 핸디캡으로 충원이 어려워 올해부터 부득이 분만실을 폐쇄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분만실 폐쇄 소식을 들은 안성시청에서 본원을 방문해 이제야 얼마나 지원하면 분만실 폐쇄를 철회할 수 있냐고 물었다”며 “이미 직원들과 봉직 의사들이 모두 떠나기로 결정된 상황에서 돌이킬 수 없다고 했고, 이후 시청에서는 별 소식이 없었다. 그렇게 분만실은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분만 인프라 유지를 위해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수장으로서 정부에 강한 메시지를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가 인상은 분만 인프라 유지를 위해 필연적인 요소”라며 “분만 인프라 유지를 위해서는 이외에도 신생아실 입원료 인상, 불가항력적 분만사고에 대한 국가책임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의료분쟁조정법 현실적 개정, 다인실 의무 폐지, 응급시 산부인과 혈액수급체계 확립 등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가항력적 분만사고, 특례법으로 의료진 보호 필요”
 
김 회장은 분만 인프라 유지를 위한 양 날개로 수가 인상 외에도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꼽았다. 불가항력적 분만 사고가 많은 산부인과 특성상 피하기 어려운 의료사고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할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 회장은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특히 산부인과의 경우 분만 중 발생할 수 있는 불가항력적 사고가 있다. 이에 대한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헀다.
 
이어 “본회는 수년간 의료계 출신 정치인 및 보건복지부 관계자를 통해 특례법 제정을 요구했지만, 타업종 종사자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거부됐다”며 “그러나 현재 저출산과 더불어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한 산부인과 의사들의 고통과 경제적 손실은 분만 인프라 붕괴의 또 하나의 축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행히 최근 복지부와 정치계에서도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분위기”라며 “지난 1월에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복지부와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전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앞으로도 현장 목소리가 정책 입안 관련자들에 전달돼 법 제정이 이뤄지고 분만인프라 붕괴를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신중단약물 도입 전(前) 임신중단법 제정돼야 
 
김 회장은 지난해 산부인과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하나인 ‘임신중단약물’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임신중단약물 도입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며, 아울러 그전에 임신중단에 대한 명확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난 2019년 낙태죄 위헌 판정 이후 2020년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낙태죄 자체가 소멸됐다”며 “이후 임신중단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신중단약물을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임신중단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 및 법제화가 우선이다. 현재 정부와 국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헀다.
 
이어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미 산부인과학회 및 산부인과의사회와 공동으로 임신중단에 관한 의학적 입장 및 임신중단약물 도입에 대한 의학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우선 조속한 법제화가 이뤄지길 바란다. 임신중단약물 도입 등 임신중단 방법에 대한 논의는 그 다음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3대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집행부는 임기 동안 산부인과 의사 회원들을 위해 봉사하고,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산모와 아기를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동료 의사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의료제도 철폐 및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credi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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