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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국내 원격의료를 금지하는 근거가 되는 법조항인 의료법 34조의 원래 입법의도는 원격의료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9일 온라인 개최된 대한의료법학회 학술대회에서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는 “해당 법은 2002년 당시 입법자 의도와도 거리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의료법 34조는 ‘원격의료’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34조 1항은 ‘의료인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 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원격의료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앞서 재판부는 이 조항을 근거로 의료인-의료인 간 원격의료만이 허용된다고 해석해왔다.
원격의료와 관련된 또 다른 규정인 의료법 17조의 경우 ‘직접 진찰’이라고 명시하는데, 이는 ‘대면 진찰’이 아니라 ‘스스로 진찰’로 해석될 수 있어 원격의료를 직접 금지하는 규정은 아니다.
그러나 현 변호사는 당초 의료법 34조의 입법목적은 원격의료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에는 ‘원격의료를 의료행위로 인정해 보험수가를 책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현지의사와 원격지 의사간의 책임한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원격의료의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것인 바’라는 언급이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원격의료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해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2001 국회 복지위 '의료법 중 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 자료=대한의료법학회
그는 이어 “제안이유에 따르면, 당시 입법자의 의도는 ‘원격의료가 의료서비스 접근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음에도 활성화가 되지 못하고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우선 의료인-의료인 간 원격자문만 허용하고 의료인-환자 간 원격의료는 일정한 조건 하에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등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즉 원격의료를 전면 금지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원격의료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 신설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률 해석상 논란의 여지도 있다고 그는 꼬집었다.
현 변호사는 “만일 원격의료를 금지하고자 한다면, 죄형법정주의원칙에 따라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등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며 “그러나 해당 조항은 소위 ‘원격자문’에 관한 것이며,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의료가 금지된다고 명시돼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해당 조항이 원격의료를 예외없이 형사처벌 하겠다는 취지라면, 이는 의료인의 직업수행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해당 법 조항은 최근의 국제적인 입법추세와도 맞지 않는다고도 진단했다.
현 변호사는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법처럼 의료인과 환자간 원격의료를 전면금지하고 있는 입법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연방법이나 주법에 원격의료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다만 주마다 원격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과 그 범위가 다르다.
독일 또한 1개 주를 제외하고, 원격의료의 특수성을 환자에게 설명했단 전제 하에 원격 상담과 진단을 개별 사안에 따라 허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 또한 “직접적인 대면 진료와 동등하지 않더라도 이를 대체할 정도로 환자 심신 상태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우에는 저촉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 변호사는 이같은 이유로 “원격의료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법 제34조를 과감하게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격의료에 따른 남용이나 부작용에 대해선 건강보험 요양급여기준과, 시설‧장비 규격화 및 의료인 주의의무 강화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