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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환자의 뇌출혈이 확인된 후에도 뇌 MRI와 뇌CT 검사만을 반복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병원에 대해 2억 여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9민사부(재판장 손철우)는 두통으로 입원했다가 뇌출혈로 사망한 A씨 유가족이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B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15년 A씨는 의식이 뚜렷한 상태로 B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A씨에게 방사선 검사 및 CT검사를 실시했으나 특이 소견을 발견하진 못했다.
그러나 A씨는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두통 등을 호소했다. 이후 뇌 MRI 검사를 실시해서 뇌수막염 감염을 진단한 의료진은 대증적 치료를 시행했다.
하지만 며칠 뒤 입원실에 있던 A씨는 갑자기 경련과 함께 사지강직을 일으켰다
A씨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산소포화도까지 떨어지자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는 한편, 뇌 MRI 검사를 통해 지주막하출혈 소견을 재차 확인했다.
같은 날 새벽 곧 이어 뇌 CT 검사를 통해 지주막하출혈, 뇌실내출혈 범위가 확장된 것 또한 확인했다.
의료진은 감압개두술과 후두하 두개골 절제술을 시행했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이튿날 새벽께 다시 뇌 CT 검사를 실시한 의료진은 A씨의 지주막하출혈이 더욱 심각해졌을 뿐만 아니라 소뇌와 뇌실에 내출혈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A씨에게 뇌실외배액술과 혈종제거술을 시행했지만 A씨는 지주막하출혈로 인한 중증뇌부종으로 발생한 뇌연수마비로 결국 사망했다.
이에 A씨 유족 측은 의료진이 제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가 처음으로 경련을 일으키기 전까지 혈압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경련 후 2시간이 경과된 후에야 혈압강하제를 투여하는 등 즉각적인 치료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A씨의 뇌출혈을 확인한 직후, 혈관조영술을 시행해 출혈 부위를 확인하고 수술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1심 재판부는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를 종합하면, 의료진은 뇌 CT검사를 통해 지주막하출혈, 뇌실내출혈 소견을 확인한 후 MRI와 CT 검사만을 반복했고, 망인의 생명 징후가 악화되고 대량 출혈이 발생했는데도 치료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사정에 비춰 보면 의료진이 망인의 뇌출혈을 확인한 후 적절하게 진단 및 치료에 나서지 않은 과실을 인정할 수 있고, 과실과 망인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단, 초기 경련 전후 조치 등에 대해선 과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2심 재판부도 "이 같은 의료진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A씨의 상태가 ▲지주막하 출혈과 함께 뇌실내출혈이 동반된 상태였던 점 ▲지주막하 출혈로 인한 급성 뇌압 상승으로 뇌간마비로 인한 사망에 이를 위험성이 높았던 점 ▲합병증 발생으로 급격히 예후가 나빠질 소지가 많았던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