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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세계 유례 없는 역행···간호사 단독개원 우려"
의협 비대위 "간호관리료 원가보전율 38.4% 불과, 처우 개선 위한 수가인상 절실"
[ 2022년 04월 04일 05시 40분 ]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대한간호협회를 제외한 의료 단체들이 간호단독법 제정을 두고 세계에서 유례없는 법 제정이라 비판하며 시대적 역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한의사협회 간호단독법 저지 비상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 3일 서울특별시의사회 5층 대강당에서 간호단독법 문제점 및 대체 방안 마련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간호단독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등 10개 협회가 소속돼있다.
 
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해외 간호사 단독법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분석 및 비교 없이 단순히 해외에도 있으니 국내에도 필요하다는 주장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OECD 38개 국가 중 간호사 단독법을 보유한 나라는 11개국뿐으로 나머지 27개국은 간호사 단독법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석균 실장은 “해외 간호사 단독법은 공통적으로 면허관리기구 설치 및 구성, 교육·자격·면허·등록, 간호사에 대한 환자불만 접수, 조사 및 징계 등 면허관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해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취지로 간호사의 처우개선이나 취업 지원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현재 우리나라 간호법안은 면허관리에 관한 내용은 없고 업무범위 확대와 처우개선, 취업지원만 다루고 있어 만약 이러한 내용의 간호법이 제정된다면 이는 영미권 국가뿐 아니라 일본과도 다른 것으로서 세계에 유례 없는 법을 제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주나 덴마크는 과거 간호사 단독법이 존재했으나 보건의료인력간 체계적 협업을 위해 보건전문직업법이 제정됨에 따라 폐지된 바 있다”며 “현재 내용대로 간호법이 제정된다면 국민건강 증진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한 채 오히려 시대를 역행하는 법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문석균 실장은 간호법 제정이 간호사의 단독개원으로 이어져 전체적인 의료 질 하락의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해 3월 김민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간호법은 의사와 동일 기관 내에서 의사 지도 하에 수행하는 간호업무를 ‘의사의 처방’ 하에 시행하는 업무로 규정함으로써 별도 기관에서 포괄적인 진료행위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며 “간호단독법이 제정될 경우 추후 미국 너싱홈(Nursing Home)과 같은 간호 의료기관 개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너싱홈은 주로 회복기와 만성기 질환자들의 치료와 요양을 겸한 시설로 보편화돼 있으나, 최근 낮은 의료 질로 인한 의료사고 및 입소자 학대와 방치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문석균 실장은 간호사 처우 개선과 관련해서 “바람직한 해결 방안은 우선적으로 간호사 관련 수가를 인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간호사 급여 수준과 직접적 상관관계가 있는 간호관리료를 개선하지 않고는 어떠한 정책도 간호사 처우개선에 실질적 해법을 제시할 수 없다”며 “현행 원가 보전율이 38.4%에 불과한 간호관리료를 최소한 원가보전이 가능한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대선 정국을 이용한 간호법안 제정 요구는 대표적 포퓰리즘 법으로 만약 통과된다면 향후 심각한 의료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에 대선후보들 책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타 보건의료 직종 업무범위 침범, 응급구조사 사회적 필요성 상실 위기”
 
대한간호조무사협회나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등 타보건의료단체 대표자들은 업무범위 침범에 따른 직역 갈등을 우려하며 간호법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전동환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기획실장은 “현재 발의된 법안은 간호조무사의 사회적 지위를 악화한다”며 “간호조무사는 간호사를 보조해 간호, 진료보조, 보건활동 업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해 간호조무사가 활동하는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간호사 의무배치로 이어져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호법 제정 근거는 공감하지만 국내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와 함께 검토 및 논의돼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 서로 양보 없이 찬성과 반대 측이 각자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어 조율이 안되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협회는 무조건 단독간호법 제정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의료법 개정이나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및 인력수가제도 시행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며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과 간호조무사협회 법정단체 인정 등 간호조무사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현 간호법은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시은 대한응급구조사협회 사업이사도 “현재 간호법은 간호사 업무범위를 ‘지도에 따른 처방 하에 시행하는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규정해 업무 범위를 예측하기 어렵고 무한히 확장될 수 있어 결과적으로 한계성 없는 의료행위로 확대된다”며 “타 보건의료 직종 업무범위는 침범하지만 간호협회는 이들의 구체적 의견을 청취하거나 협의하는 과정이 빠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간호법안은 필수불가결하게 '전문간호사 자격인증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의 입법 가능성과 상당한 연계성을 갖는데 응급전문간호사 업무 범위는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 응급 시술·처치·관리와 그 밖의 응급전문간호에 필요한 업무'가 포함돼 있다”며 “응급구조사 14가지 열거식 업무 범위와 비교해 포괄적 업무 범위를 갖고 있어 응급구조사는 사회적 필요성마저 완전히 상실될 위기에 놓인다”고 덧붙였다.
min04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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