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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지난 2년간 사측과 소액주주가 내홍을 겪었던 헬릭스미스가 지난주 정기주주총회로 양측 모두 불편한 동거를 이어나갔다. 소액주주 측은 사내이사 선임에서는 우위를 점했지만, 사외이사 해임에는 실패하면서 김선영 대표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소액주주 측은 올해 당뇨병성신경병증(DPN) 치료제 엔젠시스 미국 3-2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년 임기 만료 예정인 경영진들을 ‘물갈이’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임상 성공을 통해 경영권을 사수하겠다면서 과거 약속했던 주식 출연은 소액주주들의 경영권 장악으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4일 헬릭스미스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헬릭스미스 정기주주총회 결과 사측이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박영주 임상개발부문장 겸 미국법인장의 선임 안건이 부결되고,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 측이 지지한 박재석 후보의 선임 건이 승인됐다.
박재석 신규 이사는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이사, 게임사 ‘네시삼심삼분’ 부사장 등을 지낸 전문경영인이다. 박영주 법인장은 임상 전문가로 MSD와 사노피에서 임상개발 경험을 쌓아왔다. 지난 2020년 헬릭스미스에 합류해 미국법인 및 한국·미국·인도 임상을 총괄하고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 측의 최종 목표였던 ‘경영진 교체’는 무산됐다. 소액주주 측이 발의한 2명의 사외이사 해임 건이 부결된 까닭이다.
이사 해임의 경우 특별 결의사항으로 행사된 의결권의 과반수만 획득하면 되는 신규 이사 선임과 달리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소액주주 측에 따르면 표결 결과 소액주주 측은 37.62%를, 사측은 31%를 획득했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과반수에는 성공했지만, 행사된 의결권 전체의 3분의 2에는 미치지 못했다.
소액주주 측은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겠다고는 예상했지만, 지난해 김선영 대표 해임 건을 발의했던 7월 임시주총 당시보다 득표율이 떨어진 점은 다소 아쉽다는 입장이다.
소액주주 비대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임시주총에서는 경영진 교체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약 46%까지 득표율을 확보했다. 당시 사측은 28% 수준으로 18% 차이가 났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이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았다. 장기전으로 지쳐 떠난 주주들도 있고, 회사가 하자는 대로 안 하면 주가가 더 내려갈까 봐 사측 지지로 돌아선 주주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액주주 측은 내년에 김선영 대표를 포함해 5명의 이사의 임기가 만료하는 만큼, 올해 회사 운영 결과에 따라 내년에 다시 한번 경영진 교체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비대위 관계자는 “김선영 대표를 비롯해 5명 이사가 임기가 내년 주총이면 만료된다”며 “그때는 특별 규정이 아닌 만큼, 과반수만 넘겨도 된다. 임상에서든 경영적으로든 회사 가치를 높일 뚜렷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주주들은 다시 한번 경영진 교체를 결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릭스미스 측도 와신상담의 각오를 밝혔다. 임상 책임자인 박영주 법인장의 이사진 합류 불발은 아쉽지만, 임상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이번 주총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올해는 회사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다. 엔젠시스 3-2상 결과가 나오고, 위탁개발생산(CDMO) 및 전임상 연구 사업도 실적을 내기 시작할 것이다. 좋은 결과로 기업 및 주주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오는 6~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독립기구인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에서 엔젠시스 3-2상에 대한 중간분석 결과가 나온다”며 “또한 올해 8월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3-3상도 진행된다. 이는 FDA가 허가를 위해 복수의 3상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이어 박 부문장의 이사 선임 불발에 대해서는 “임상에 절대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박 법인장은 앞으로도 임상 책임자 및 미국 법인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한다. 다만 당사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책임 있는 보고와 주요 현안 결정에 역할을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물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 평가 또한 내부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상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이사회에 임상 책임자가 있었다면 임상 상황에 대한 정보 공유 및 신속한 의사 결정 차원에서 분명 도움이 됐을 것이다. 이 부분은 헬릭스미스 측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헬릭스미스는 김 대표의 ‘주식 출연’ 약속에 대해서는 일부 소액주주들의 경영권 장악 시도로 무효가 됐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 올해 10월까지 엔젠시스 임상 성공 결과를 발표하거나 코스닥 주가 10만원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자신의 주식을 출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김 대표는 주식 출연 전제 조건으로 ‘회사가 임상 및 주요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하지만 소액주주 비대위는 지난해 7월 임시주총을 소집해 이사 전원 해임안을 올리고, 이번 정기주총에서도 경영권 장악을 시도했다. 김 대표 간청이 철저히 무시된 만큼 주식 출연 약속도 무효가 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