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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병리과 위기 아닌 기회로 수가 개선 필수”
이연수 대한병리학회 이사장
[ 2022년 04월 13일 10시 41분 ]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인공지능(AI) 시대와 함께 찾아온 ‘병리학 위기설’은 한동안 의료계 화제 중 하나였다.

인공지능 발전으로 병리학적 판독 능력이 인간보다 높아진다면 병리과의 존립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였다.
 
하지만 병리학계는 인공지능은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인공지능 발전을 위해 역설적으로 병리학 분야 의료진이 더 많이 필요해지고 중요성도 커질 것이라는 이유다. 
 
병리학계는 오히려 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이 따로 있다고 토로했다.

데일리메디는 5월 12~13일 춘계학술대회를 앞둔 대한병리학회 이연수 이사장에게 향후 병리학 미래를 물었다.
 
병리학 위기 근본적 원인은 ‘저수가’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병리학 분야 인력 육성 및 지원방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얘기하고자 합니다. 병리학 수요 대비 인력이 부족한 수급 불균형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을 논하게 될 것입니다.”
 
이연수 이사장은 병리학의 위기가 ‘인력 부족’에서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병리과의 인력난은 그동안 꾸준한 문제였다. 일부 인기 분과와 달리 전공의 지원이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현장 수요 대비 공급되는 인력이 현저히 모자란다는 것이다.
  
그는 “병리진단은 질병의 최종 진단으로 치료 방향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건강검진 활성화로 내시경 조직검사와 세포검사도 늘면서 전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병리진단의 질 관리 차원에서 전문의 업무가 적절 범위 이상을 넘어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전문의 부족은 진료현장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지원 기피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저조한 병리과 지원율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일까. 이연수 이사장 답은 ‘부족한 처우’였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저수가’가 있었다.
 
이 이사장은 “병리검사의 저수가, 그리고 이에 따른 전문의 처우가 낮은 지원율의 원인”이라며 “병리인력 부족은 향후 의료계 심가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의료 현장에서 여전히 횡행하는 ‘수가 할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연수 이사장은 “그동안 학회 차원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수가 할인은 여전하다”며 “학회는 수가 할인을 하는 검사기관에 대한 인증 취소 등 수가 할인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병리진단 가치를 적절하게 보상받기 위해서는 위‧수탁 체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위원회를 통한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병리 전문의 수요 지속적 증가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이 병리과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진단용 인공지능 발달이 향후 병리과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연수 이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인공지능은 보조 수단이다. 전문의 판단을 돕는 진단 보조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만으로는 단독적인 의료행위가 성립할 수 없다”며 “여전히 병리진단은 전문의 몫”이라고 피력했다.
 
인공지능 발달이 오히려 병리 전문의에 대한 수요를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이사장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병리검사는 정밀의료를 위한 특수병리검사 분야 판전 여부 등 환자 치료와 예후 개선에 부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행위가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AI 기술 관련 병리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덧붙였다.

그 과정에서 병리 전문의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지고, 인공지능 기술이 자리 잡은 뒤에도 생명과 직결하는 진단 행위의 책임 소재는 사람인 의사의 소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병리학회는 오히려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해 디지털 병리 활성화에 힘을 써왔다. 
 
이연수 이사장은 “디지털병리 도입에는 관련 인프라 구축 비용이 필요하고 진단료 분리를 위한 의사 업무량 현실화도 필요하다"며 "디지털병리 구축을 위한 국가적 정책 및 지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병리에 관한 학회의 의지는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병리 현장 적용에 관한 내용이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 황태현 교수가 디지털병리 관련 기조강연을 진행한다”며 “이 외에도 소화기 병리 분야에서 디지털병리 적용에 관한 단기과정도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병리학계 의견, 정책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
 
이연수 이사장은 앞으로 남은 8개월 동안 병리학 의료진 역할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정부 의료정책 결정에 병리학계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병리검사 관련 의료정책에 의견을 개진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병리검사와 관련한 각종 의료기기 및 시약, 검사 키트 등의 승인 과정에서 전문의 의견을 제출해 오류가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병리검사 행위 재분류 및 신의료기술 평가 신청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암검진에 필수 분야인 대장암, 위암, 자궁경부암에서 병리검사를 이용한 검진 가이드라인 구축도 정책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연수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병리 진단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국가적 정책 결정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젊고 유망한 인재들이 병리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 디지털 및 AI 시대에서 병리 확장성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고 당부했다.
credi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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