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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시술 후 사지마비···법원 "의사, 5억 배상"
[ 2022년 05월 04일 11시 34분 ]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중년 여성 A씨는 2015년 8월 "허리 디스크가 밖으로 튀어나와 주변 신경을 누르고 있다"는 의사 진단에 따라 물리치료를 받았다.

2개월 뒤에도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이 낫지 않자 통증전문의원을 찾은 그는 척추에 약물을 주입하는 '신경근 차단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다리 저린 증상은 없어지지 않았고, 통증 전문 의원 의사인 B씨는 20일간 3차례 같은 시술을 했다.
 

4번째 신경근 차단술 이후 엉덩이뼈와 다리에 통증을 느낀 A씨는 다음 날 관절·척추 전문인 C 병원을 찾았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결과 '경막외 농양'이라는 의사의 말에 요추 주변으로 흘러나온 고름을 제거하는 수술이 진행됐다.

하지만 C 병원 측은 회복실로 옮겨진 A씨의 산소포화도 등이 모두 정상인데도 의식이 명료하지 않자 대학병원으로 옮겼고, A씨에게는 최종적으로 세균성 뇌수막염 진단이 내려졌다.

그는 뇌경색과 함께 '사지 부전마비'로 혼자서는 전혀 걷지 못하는 데다가 배뇨·배변 장애도 생겼다.
 

이에 A씨와 가족 3명은 최초 신경근 차단술을 한 의사 B씨와 농양 제거 수술을 한 C 병원의 의료법인을 상대로 모두 10억원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B씨가 시술 부위의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균이 들어와 농양이 생긴 결과 뇌수막염을 앓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C 병원 측이 농양 제거 수술을 할 때도 감염이 발생했고 뇌수막염 발생 가능성 등을 사전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인천지법 민사14부(김지후 부장판사)는 A씨와 그 가족 3명이 의사 B씨와 C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사 B씨에게는 5억원을 배상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C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에는 1천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B씨는) 신경근 차단술을 할 때 척추 감염 예방을 위해 엄격한 무균 처치가 필수"라며 "이 시술을 여러 차례 하는 과정에서 균이 척추 공간으로 들어가 농양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시술 중 감염예방 의무를 소홀하게 한 과실이 B씨에게 있다"며 "그 과실과 A씨의 증상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도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C 병원 의료법인에 대해 "척추감염 등 합병증을 설명할 의무가 있는데도 그런 설명을 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피해자가 다른 치료 방법을 선택할 기회를 침해받아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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