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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醫 간판전쟁…한형일 이사 퇴진 불똥
[ 2003년 10월 24일 23시 24분 ]
10월부터 의료법 시행규칙이 개정 공포되면서 의료기관 간판에 진료과목을 표시할 경우 글자크기를 의료기관 명칭 크기의 1/2 이내로 제한하자 의협 한형일 재무이사의 퇴진 요구로 불똥이 튀고 있다.

복지부가 지난 1일 개정공포한 의료법 시행규칙 내용 가운데 의료기관 간판과 관련된 핵심사안은 의료기관 간판(홍길동 내과의원, 홍길동 의원 등)에 진료과목을 병행표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과 진료과목 명칭을 의료기관명칭 글자 크기의 1/2 이내로 제한한 것이다.[표 1]

현행 옥외광고물관리법 시행규칙상 의료기관은 가로간판과 돌출간판 각각 1개씩만 달 수 있다.

또 의료기관이 진료과목 표기를 원할 때에는 의료기관명칭 간판 이외에 별도 간판을 제작해 표기해야 한다.

따라서 의료기관이 가로간판과 돌출간판을 붙이고도 진료과목 간판을 건물에 달면 불법광고물 단속 대상이 된다.

복지부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별도의 진료과목 간판을 부착할 수 없는 의료기관들이 의료기관명칭간판 하단에 진료과목을 병행표기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조건부 수용했다.

다만 복지부는 "이렇게 할 경우 환자들이 진료과목을 전문과목으로 오인할 수 있으며, 전문과목을 다수 표기하면 여러 전문의가 있는 종합병원으로 오해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면서 진료과목의 글자크기를 제한했다.

의료기관명칭과 진료과목 병행표기, 진료과목 글자크기 제한 논의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9월 열린 의료법 하위법령 개정 토론회에서 광운대 박민(법대) 교수는 명칭표시판에 진료과목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안과 2006년 4월부터는 진료과목 표시를 삭제하고 전문의만 전문과목을 표시하도록 하는 안을 제안했다.

12월 열린 2차 토론에서 복지부는 의료기관간판에 진료과목을 병행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진료과목 글자 크기를 의료기관명칭의 1/3로 제안하는 안을 냈다.

이후 복지부는 이같은 안을 입법예고했고, 당시 의협이 진료과목 글자크기를 의료기관명칭 글씨 크기보다 크게 할 수 없도록 하자는 의견을 제출하자 1/2크기로 절충하게 된 것이다.

이같이 진료과목 글자 크기를 제한하자 일부 의사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의사는 모든 진료할 수 있는데 왜 이제 와서 진료과목 글자크기를 제한해 진료권을 침해하느냐는 것이다.

일부 의료계는 현행법상 '인정받은 전문과목'만 의료기관명칭에 삽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형외과의사가 '이순신 피부성형외과의원'이란 간판을 걸면 왜 안되냐며 막무가내식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진료과목의 글자크기를 제한한 배후로 광고분과위원장이었던 한형일 현 재무이사를 지목, 상임이사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 개원의는 "의료법 시행규칙대로 하면 개원의 90%는 간판을 새로 만들어야 할 뿐 아니라 한 이사가 비전문의와 전문의간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한 이사 스스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이사가 성형외과 전문의란 점은 또다른 공격 이유가 되고 있다.

진료과목 글자크기를 제한한 게 한 이사가 아니다 하더라도 복지부 로비를 통해 비성형외과 전문의나 일반의의 성형수술을 차단하기 위해 개인 입장을 관철시켰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개원의는 "전문의가 아니면서 전문의인 것처럼 간판을 다는 사례가 적지 않고, 진료과목을 작게 기재한다고 해서 의료행위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 개원의는 "시행규칙이 개정됐기 때문에 이미 법에 맞지 않는 간판은 단속대상"이라며 "의료계가 불필요한 논쟁에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빨리 일정기간 자율계도 방침을 정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간판 논란이 가열되고 있지만 일부 비도덕적 광고행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규제개혁위원회는 올해초 이 같은 의료법 시행규칙안을 심사하면서 "의사들은 법적으로 어떠한 진료과목이라도 진료할 권한이 있지만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전문과목 전공수련 여부를 확인하고, 선택할 기회와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복지부안에 동의했다.

일부 개원의들이 전문과목과 진료과목을 혼동할 수 있는 간판을 내걸고, 마치 해당 전문과목 수련을 한 것처럼 광고[표 2]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 책임론을 펴기에 앞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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