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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 '간판논쟁' 혼탁 양상…진실은 없다
[ 2003년 10월 27일 03시 36분 ]
의료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의료기관 간판에 대한 규제가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의와 비전문의간 갈등을 부추기거나 과도한 행정처분이 내려질 것이라는 등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28일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한 취지는 과거 의료기관 간판에 진
료과목을 표기할 수 없었던 것을 규제완화 차원에서 병행표기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조치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별도 진료과목 표시판을 부착
할 수 없는 의료기관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라는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입법화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렇게 할 경우 전문과목과 진료과목간 혼돈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진료과목을 의료기관명칭 글자크기의 1/2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번달 1일부터 개정고시된 의료법 시행규칙 내용 중 의료기관 간판 관련 사항은 이것이 전부다.

그러나 일부 의료계에서 마치 의협 광고분과위원장인 한형일 재무이사가 특정 진료과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진료과목 글자크기를 1/2로 축소하도록 복지부에 로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과거부터 불법광고물이나 과대광고로 단속대상인 사항까지도 의료법 시행규칙이 개정돼 불법화된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는 글도 적지않게 떠도는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내과전문의가 의료기관 간판에 '홍길동 성형외과 의원'으로 표기하면 이
는 의료법 시행규칙 29조 2항의 '인정받은 전문과목' 규정을 위반, 명백한 허위광고
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일반의인 홍길동 의사가 의원을 개원하면서 간판에 '홍길동 산부인과'
로 표기하거나 '홍길동의원'이라고 표기하면서 '의원' 명칭을 작게 기재하는 대신
진료과목인 '성형외과'를 크게 표기하는 것 자체도 현재나 과거나 '악의적인' 불법행위다.

관계당국이 실제 단속을 하고 있느냐, 아니면 묵과하고 있느냐의 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란 것이다.

과거부터 진료과목을 의료기관명칭에 사용하는 것이 허용돼 왔다는 것도 근거가 없다.

의료법 29조 4항에 따르면 의료기관 간판에 의료기관 고유명칭 이외에 전화번호,
의사의 면허종류, 성명만 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복지부의 2001년 유권해석
에도 의료기관 간판에 병원명칭과 진료과목을 함께 기재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 명칭에 진료과목을 병행표기하도록 허용한 것은 의료기관 입장
에서 보면 불법을 합법화해 준 것이다.

특히 일부 의사들은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 의료기관 명칭표시판에 '의료인의 면
허 종류'를 삭제하고 '진료과목'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펴고 있다.

이는 일반의인 홍길동이 의료기관 간판에 '홍 성형외과'처럼 해 달라는 것으로, 환자들의 알권리는 안중에도 없는 도저히 수용될 수 없는 요구다.

간판 명칭표시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도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여부를 떠나 의료기관 간판 가운데 집중단
속 대상은 비전문의이면서 전문의인 것처럼 표기하거나 타과 전문과목을 표방하는
등 허위광고를 하는 것"이라며 "진료과목 글자 크기를 의료기관명칭의 1/2크기로
실제 기재했는지 일일이 자로 재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법 개정 취지를 크게 벗어나느냐가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현행법상 간판명칭 사용 규정을 위반하면 1차 시정명령이 나가고, 이후 시정하지
않으면 15일 행정처분이 내려지지만 비전문의의 전문의 표방 등은 허위광고로 분류
돼 3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일부 의료기관들의 비윤리적인 허위광고행위에 대해서는 관련법
을 떠나 의료계 내부 정화가 반드시 필요하며, 당장 윤리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간
판까지 단속대상이 돼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도 불구하
고 불필요한 논쟁만 하고 있다"면서 개탄했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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