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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성탄절 前夜 의사회장들 결의
[ 2003년 12월 26일 22시 54분 ]
지난 24일(수) 부산에는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들이 발걸음을 했다. 의협 김재정 회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성탄절 전야 시도 수장들의 모임은 의료계에서는 처음이다.

의료계는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을 기점으로 무수한 모임과 집회를 가졌다. 의쟁투는 보안상 밤늦게 회의를 갖고 새벽녘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휴일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지만 성탄절을 앞둔 이 같은 성격의 회동은 없었다.

이 날 시도 회장 모임은 예전 같으면 친선 도모나 송년회 성격으로 간주할 수도 있으나 그 것은 아니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차원서 축배의 잔을 드는 자리가 아닌 의료계 현실에 대한 아픔을 토로하고 앞으로의 의지와 투쟁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이 날 김재정 회장도 성탄 전야의 모임에 대한 착잡함을 모두 발언했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이렇게 모인 것은 그 만큼 의료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장한 심경을 표명했다는 전언이다.

그는 "현재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의사들이 있지만 의권투쟁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단정하면서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무거운 발언으로 시작된 회의는 다소 오래 걸렸지만 투쟁 방향은 하나로 모아졌다. 결의과정도 투표나 거수가 아닌 만장일치를 택했다. 분위기상 일부 참석자들이 반기를 들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의료계의 비상한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진다.

이 날 회의의 초점은 내년 2월22일 과천에서 열기로 한 전국집회를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개최하냐 였다. 이 대회가 성공하지 못하면 가시밭길 의료계 투쟁은 그 방향성을 상실하고 전체가 침몰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장시간 회의 끝에 참석자 공히 '10만명' 규모라는 엄청난 뜻을 모으고 궐기대회에 총력하기로 결의를 다졌다. 이로써 남은 과제는 집회 준비와 그 이후 의료계가 내세우는 명분과 실리를 어떻게 정책과 연계시켜 나가느냐는 것이다. 의사들이 실제로 느끼는 피부와 국민들이 보는 시각의 괴리도 간극을 좁혀야 하는 과제로 남았다.

사상 첫 성탄절 전야 모임을 갖고 '10만명'이라는 과거 군사정권 시대의 대규모 관중 동원같은 결의를 이끌어 낸 의협 집행부가 과연 실행이 담보한 회원 참여와 국민공감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묶어 나갈지 그 전략에 관심이 가진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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