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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진료정보, 맘만 먹으면 빼낸다"
[ 2004년 03월 21일 12시 20분 ]
병의원의 의료정보화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진료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1일 병원계 및 의료정보업계에 따르면 OCS(처방전전달시스템),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 등의 의료정보시스템을 도입하는 병의원이 늘면서 환자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빈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진료정보 유출 우려감은 인터넷 사이트 해킹과 내부 직원들에 의한 정보 유출이다.

이는 병의원간 진료정보를 공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반면 해킹 방지를 위한 보안시스템 도입은 미흡한 때문이다.

IT 시장조사 분석·컨설팅 전문업체인 한국IDCR이 최근 조사 분석한 '2004년 한국 기업 IT지출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병원중 보안 솔루션을 도입한 곳은 45%에 그쳤다.

모대학병원 관계자는 "진료정보가 전산화됨에 따라 간단한 암호만으로도 정보접근이 가능하며, 대량의 정보가 빠른 속도로 빠져나갈 수 있는 위험이 높다"며 "그러나 의료기관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대책 마련은 여전히 미흡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외부의 해킹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보다 더 큰 문제는 내부 병원이나 의료정보 업체 직원들에 의한 정보유출 위험이다.

최근 대전에서는 병원사무장이 전자청방전을 통해 환자 4천여명의 개인정보를 빼내음란사이트 개설해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병원 직원뿐만 아니라 의료정보 업체 직원들에 의한 정보유출도 심각하다.

실제로 병의원에 진료차트 관리 프로그램을 제작·공급하는 A업체 대표이사 이모씨등 직원 11명은 국내 50여개 병의원으로부터 230여만 건에 달하는 환자진료정보를 빼내 외부로 유출하다 2002년 5월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들이 전자차트 프로그램을 제공한 병의원의 컴퓨터에 원격통제프로그램을 이용해 접속한 후 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환자들의 진료내역, 처방내역 등 병력이 기록된 개인정보를 몰래 빼내왔다.

또한 프로그램 업데이트 및 유지보수를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병원들로부터 환자의 진료정보가 포함된 수십만건의 데이터를 자연스럽게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상당수 병·의원에서는 환자기록 관리상의 편의를 위해 프로그램 공급업체 영업사원들이 언제든지 병원 컴퓨터에 접속해 환자정보를 병원외부로 유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PCanywhere)을 설치토록 하고 있다"며 "환자정보의 수집 및 사용의 한계에 관한 명확한 근거법률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차트와 함께 최근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도입·설치가 늘고 있는 전자처방전달시스템에 의한 환자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은 병원에서 발급한 환자들의 처방전을 인근 약국으로 전송하는 시스템으로, 이 과정에서 환자의 개인정보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역약사회의 한 관계자는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을 유지관리하는 업체에서 환자의 진료정보가 들어있는 관련 데이터를 언제든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정보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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