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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마진 차액이 불법 리베이트 원천
[ 2004년 05월 31일 12시 37분 ]
의약품 공급을 둘러싼 불법 리베이트 문제는 의약계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다.
그동안 불법 리베이트 문제가 터져 나올 때마다 의료계와 관련 업계는 자정운동을 다짐했다. 정부 역시 의약품 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강력한 대응을 선언해왔다. 그러나 불법 리베이트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다. 데일리메디는 최근 국내 모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관련 자료를 단독 입수, 이를 바탕으로 현재 의약계에 만연해 있는 불법 리베이트 실태를 세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주]

1회
처방 리베이트 마음에 안들면 거래처 바꿔
2회 제약사 매출 뻥튀기…이중장부 관리
3회 정부, 불법 리베이트 알고도 모른척?


◇10억원 어치를 1억에 공급해도 남는 장사= 제약사가 병의원을 대상으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원천은 바로 예상보다 큰 약가마진에 따른 차액이다.

제약사의 과도한 매출할인 문제는 이미 보건복지부가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약가 실태조사에서도 누차 지적됐다.

실제로 복지부가 그동안 실시한 약가 실태조사에서는 상당수 제약사가 의약품 도매상에 약품 공급시 최고 85%까지 할인 공급하다 적발된 바 있다.

복지부의 2002년 4월 실시한 약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도매상 모두 제약사로부터 상한금액의 5∼85%까지 할인된 가격에 매입하고도, 이와 상관없이 의료기관 및 약국에는 외형상 거래품목 모두를 상한금액으로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과도한 약가마진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실거래가 상환제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국내 모제약사의 도매상 거래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한 지점에서 일정기간 동안 도매상을 통해 공급한 제품 매출은 9억원대에 달했지만 실제 매출은 2억원에도 못미쳤다.

이 제약사가 거래처 중 한 곳인 A약품에 공급한 의약품의 전월말기준잔액은 1억800만원에 달했지만 실제 잔고는 1천1백만원에 불과했고, 매출할인에 따른 미집행금이 8천만원을 넘었다.

이 도매상뿐만 아니라 수 십개에 달하는 거래처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슷한 상황이었다. 특히 일부 거래처는 매출할인에 따른 미집행금이 공급가를 초과한 곳도 있었다.

도매상들은 이처럼 엄청난 할인가에 의약품을 공급받지만 의료기관과 약국에는 보험급여 상한금액으로 공급한다.


















제약사와 도매상간 상상을 뛰어넘는 약가할인이 성행하고 있지만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제약사의 정상 장부에는 일반 공급가에 따른 금액이 기재되고, 매출할인에 따른 미집행금 및 실제 잔고는 별도 장부에 기입해 관리하기 때문에 외부로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즉 이중장부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제약사의 한 고위인사는 "상당수 제약사들이 과도한 매출할인을 숨기기 위해 이중장부를 갖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이처럼 엄청난 매출할인을 하더라도 약가마진이 워낙 높기 때문에 제약사로서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고 털어놨다.

◇약국서도 공공연히 수금할인= 제약사와 약국간 거래에서도 수금할인이 성행하고 있다.

이미 의약분업 실시 이후 약국과 직거래하는 제약사들이 대형약국 등을 상대로 수금할인을 제공해 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국내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제약사와 약국간 5∼15% 정도의 수금할인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제약사가 약국에 약품을 공급한 후 결제과정에서 공급가의 5∼15% 정도를 매출할인 방식으로 감해주고, 이는 잔고에서 빼는 식으로 처리된다"고 말했다.

수금할인과 함께 일반의약품을 덤으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상상을 초월하는 약가마진을 바탕으로 제약사-도매상-약국간 교묘한 거래 메커니즘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불법 리베이트는 어쩌면 필연적인 현상인지도 모른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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