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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치닫는 노사…협상 또 결렬
[ 2004년 06월 18일 18시 35분 ]
병원파업이 열흘째 접어든 가운데 노사 교섭이 사실상 결렬됨으로써 우려했던 장기파업이 현실화됐다.
◇주5일제 등 절충점 끝내 못찾아=
병원노사는 지난 18일 오후 8시부터 교섭을 재개, 새벽까지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양측의 시각차만 확인한 채 절충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사측 대표단인 지방공사 수원의료원 박찬병 원장은 "오늘 새벽까지 진행된 실무교섭에서 더 이상 진전된 내용이 없다"며 "사측도 더 이상 안이 없고, 앞으로 교섭 일정 역시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해 사실상 교섭이 결렬됐음을 내비쳤다.
노조측도 교섭이 결려됐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보건노조 이용길 부위원장은 "결국 의견차만 확인하고 아무런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며 "우려되는 점은 사측에서 수정안은 못 낸다 하더라도 안을 좁히기 위한 노력은 해야되는데 교섭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사측을 비난했다.
이 부위원장은 "노조는 직권중재 회부에 상관없이 계속 교섭을 요청 할 것"이라며 "중재 회부 이후 투쟁 전술은 계속 논의 중이며, 직권중재 회부되면 병원현장 투쟁 중심으로 로비농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일단 사측에 오늘(19일) 안으로 병원장들이 참여하는 대표교섭을 요청해놓았다고 밝혔다.
노사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병원파업은 정부의 직권중재 회부 검토와 맞물려 파국으로 치달을 위기에 직면했다.
노사간 좀처럼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사안은 역시 주5일제다.
사측은 지난 16일 제안한 최종안을 통해 원칙적으로 주5일제를 하되 토요일 외래진료 여부는 병원의 재량권에 맡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생리휴가 무급화, 월차폐지, 연차는 개정 근기법을 적용할 것을 노조에 제시했다.
사측의 수정안에 대해 노조는 지난 18일 실무교섭에서 토요일 격주휴무, 생리휴가 유급화 등의 주5일제 시행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연월차의 경우 개정된 근기법을 적용하되 줄어드는 휴가일 수만큼 임금으로 보존해줄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노사는 이러한 제안을 놓고 장시간 협상을 벌였지만 양측 모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뚜렷한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5대 요구안 중 산별기본협약, 의료의 공공성 강화, 최저임금제, 노동연대기금 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뤘다.
◇'직권중재 회부→불법파업→공권력투입' 현실화?=
정부는 병원노사간 교섭이 원만히 타결되지 않을 경우 19일 오전 중 직권중재 회부 등의 대응책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일 직권중재 회부가 결정되면 15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이 기간 중 노조가 파업을 벌일 경우 불법파업으로 규정된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보건노조는 물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직권중재 회부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노사자율교섭의 원칙을 깨고 보건노조에 대한 직권중재를 강행한다면 올바른 노사관계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해온 보건의료노조의 노력에 대해 난폭한 폭거를 자행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며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무시하고 직권중재를 강행한다면 총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으로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사관계 주무부처인 노동부 역시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 등을 우려, 직권중재 회부에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들 역시 직권중재 회부를 부담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다.
병원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직권중재 회부는 병원측에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며 "가능하면 직권중재 회부보다 노사 자율교섭 방식으로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노사간 교섭이 결렬된 이후 정부의 직권중재 회부 결정에 대비해 지난 18일 저녁부터 쟁의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직권중재 회부시 더욱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해 이에 따른 노사관계의 파국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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