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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내 난동·폭력 '제도적 보호막' 시급
[ 2004년 07월 23일 02시 46분 ]
대전 소재 모대학병원에서 발생한 보호자 난동사건은 병원이 폭력과 난동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있다.

최근 모 대학병원에서 교수가 난동을 부리는 민원인을 만류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일으켜 고소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국회의원이 서울대 전공의를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에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환자와 보호자의 폭력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병원과 의료진의 고충은 얼마전 발표된 응급의학과 설문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응급의학회가 최근 전국 병원 응급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의료진의 44.2%가 응급실내 환자 난동을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꼽았으며 이에 따른 대책이 시급하다는 응답은 61.4%를 차지했다.

또한 이 같은 난동에 대해 과반수 이상인 54.8%가 보안요원을 부르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었으며 언어적 폭력에 대해서는 37.0%가 그냥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 제12조 제2항에는 의료기관의 시설 등에 폭력을 행사한 경우에 한해 처벌할 뿐 의료인에 대한 폭력행사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결국 환자와 보호자가 휘두르는 폭력은 의료진에게 불가항력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국회의원의 폭행사건이 발생했을 의협은 '의료인 폭행 근절을 위한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지만 의료법 개정은 요원한 상태다.

최근 전공의협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74.5%의 전공의가 환자나 보호자에 의해 폭언, 폭행 및 소송 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환자와 보호자의 의사 폭행은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방어할 법적 장치 조차 없는 게 현재 병원의 실상이다.

폭언과 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의사들을 지켜줄 보호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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