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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심장환자 놓고 싱가폴과 피 튀겨
[ 2005년 05월 15일 21시 27분 ]
서울아산병원(원장 박건춘)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러시아 환자들이 관상동맥 및 대동맥, 심장판막 등의 수술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곳이다.

추위와 보드카 등 현지의 특수한 사정으로 러시아에는 심장병 환자들이 많지만 의료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미국 등 외국으로 빠져나갔고 IMF 직후부터 서울아산병원에 수술 받으러 오는 환자가 생겨났다.

병원의 세계 최고 수준 술기와 최고급 서비스,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치료비 등은 비교적 재력이 넘쳐나는 러시아 심장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였고 이용자는 갈수록 늘어났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병원은 국내 병원계서는 유일하게 직접 찾아오는 외국인 환자들에게 최고의 외과적 수술을 실시, 고액의 달러를 벌어들이는 의료기관이었다.

그런 병원에 비상등이 깜빡이고 있다. 경고등이 켜진 이유는 다름 아닌 싱가포르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싱가폴이 러시아 환자들의 한국행을 알고는 저가의 덤핑으로 심장환자들을 자국으로 유치하는 활동에 본격 나섰기 때문이다.

싱가폴은 이를 위해 러시아 심장 의사를 접촉, 그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놀라운 점은 싱가폴 병원에 영입된 러시아 의사가 트레이닝 받은 곳이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라는 것이다.

흉부외과 교수에 따르면 "우리 병원에서 2년간 트레이닝 받은 의사가 러시아에 돌아간 뒤 싱가폴 병원에 스카웃됐다"고 소개하면서 "이후 그 사람을 매개로 러시아 환자들이 싱가폴로 가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싱가폴은 미래 러시아 심장병 환자의 수요를 내다보고 서울아산병원의 3분의 1도 안되는 저가 덤핑 공세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들어서는 싱가폴로 가는 러시아 심장병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교수는 "사실 걱정이 앞선다. 우리는 싱가폴처럼 하면 원가도 안되는데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있을 수도 없다"며 "갈수록 경쟁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병원 관계자는 "외국 환자들이 오는 부분은 다소 민감한 측면이 있어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닥치는 것을 보면 우리도 의료계와 정부가 보다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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