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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간호사법과 참새와 방앗간
[ 2005년 06월 13일 21시 36분 ]
그동안 간호사들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간호사법이 열린우리당 김선미 의원에 의해 지난 4월27일 마침내 법안으로 발의됐다.
간호사 관련 규정들을 의료법에서 따로 떼어내 별도의 법으로 제정하겠다는 취지로 발의된 간호사법. 하지만 입안 당시부터 이해관계 직종들간 수많은 논란과 마찰을 야기했다.
그러나 혈혈단신이라는 말이 제격일 정도로 주변의 열악한 지지속에서도 불구하고, 김선미 의원은 고군분투(孤軍奮鬪)하며 그동안 이 법안을 준비해왔다.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서도 김 의원의 열정은 확인됐다.
김 의원은 간호사법 발의 제안설명에서 "노인간호·가정간호 등 다양하고 전문적인 간호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행법은 간호업무를 단순히 의사의 의료행위를 보조하는 정도로만 규정, 사회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측면서 김 의원은 "독자적인 간호사법을 제정해 간호사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간호사에 관한 규정을 체계화하므로써 간호서비스 질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날 상임위 분위기는 김 의원의 관심과는 분위기가 멀었다. 복지위에 참석한 의원들은 한결같이 "간호사법 취지는 좋으나, 현실적으로는 안된다"는 불가론을 피력, 김 의원의 제안이 역부족이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정형근 의원을 필두로 대체토론에 나섰던 장향숙 의원, 현애자 의원, 박재완 의원, 안명옥 의원 등이 간호사법 별도 제정에 앞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복지위원회 이석현 위원장도 "차기 임시국회때 이 법을 놓고 국회 공청회를 개최해 보자"고 제안했다. 특히 정형근 의원이 "간호사법은 관련 직능간 마찰과 갈등의 소지가 많기 때문에 각 직능간 의견조율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김근태 장관마저도 "인정한다"고 답변, 김 의원이 더 이상의 지원군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이처럼 대체토론에 나선 의원들마다 간호사법에 대해 한마디씩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는 속담이 언뜻 떠올랐다.
이는 단독간호사법 제정이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 지를 각 위원들이 이미 감지하고 있고, 법안이 발의됐다고 해서 그냥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였다.
이처럼 대다수 위원들이 신중론을 밝혔다면, 법을 발의한 김선미 의원도 이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듯 싶다.
물론 간호사 입장에서는 오랜 숙원사업이기 때문에 서운할 수 있겠지만, 보건의료계 관련 직종들간의 지루한 논쟁과 소모적인 마찰을 방지하는 것도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서 역할이기 때문이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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