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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공단깨기 전문기자의 苦言(고언)
[ 2005년 07월 05일 22시 05분 ]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출입하며 관련기사를 써 온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그 짧은 기간 '특별한' 별명이 생겨났다. ‘공단깨기 전문기자’. 물론 이 닉네임은 자칭이 아니라 공단 직원으로 보이는 한 네티즌이 붙여준 것이다.

공단직원 모두가 공감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그 동안 공단과 관련된 기사를 쓰면서 아픈 곳을 제대로 짚었을 수도 있었고, 혹은 어설프게 건드려서 미움만 산 경우도 적지 않다.

어쨌든 최근 들어 또 한번 ‘공단깨기 전문기자’의 눈과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이야깃거리가 생겼다.

얼마전 공단의 모 지사에서 보낸 재미난 e-메일을 받았다. 공단직원이라면 대충 감을 잡겠지만 내용은 뻔했다. "민간보험 도입하면 의료 양극화가 심해지고 등등…"

안다. 기자도 개인적으로는 민간보험도입, 병원의 영리법인화 이런 것들, 국민의 입장에서 반대한다. 그 폐해야 재론할 것이 없지 않은가. 하지만 기자의 눈에는 그 e-메일이 곱게만 보이지 않았다.

이미 기사화 한 바 있지만 공단은 지난 4월 각 지역본부와 지사에 건강보험재정 기금화, 국고지원 축소, 민간보험 도입, 의료시장 개방 등의 부당성을 집중 홍보하라는 지침을 시달했다.

그 과정에서 속칭 ‘인터넷 게시판 알바’ 문제가 불거졌고, 이제는 건강보험공단이 ‘스팸 메일’의 온상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인터넷이 보편화된 시점에서 국민들이 모르고 지나왔던 사실들을 환기시키고, 문제점을 공론화 시키는데 있어 e-메일의 다량 발송과 인터넷 게시판의 활용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또 없을지는 모른다.

틈틈이 사이버 공간을 유람(?)하며 ‘무관심’ 속에 살고 있는 국민들을 공론의 場(장)으로 이끌고 있는 공단직원들의 노고는 치하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반응도 생각했으면 싶다.

‘스팸메일을 그만 보내라’는 민원이 공단 홈페이지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끊이지 않고 있질 않은가.

그래서 또 한번 공단에 '딴지'가 아닌 '쓴소리'를 하고 싶다. 건강보험공단은 감사원에서 지적을 받을 만큼 방대한 조직이다. 그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들을 직접 대면할 수 있는 민원기관이다.

건강보험증 비닐커버를 받기 위해 공단 민원실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느낀 것은 단 한가지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고 윽박지를 것이 아니라 좀더 친절해졌으면 하는 마음.

그렇게 ‘친절’로 무장한 상태로 국민들과 마주하는 자리에서 ‘스팸메일’로 오도되는 이야기들을, ‘인터넷 게시판 알바’로 오해되는 주장들을 나누면 어떨까. 물론 방법을 찾는 것은 공단의 몫이다.

다만 필자가 바라는 것은 공단은 좀더 세련된 방법으로 국민들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공단은 고객만족도 하위 기관이고, 국민이 아는 한 ‘불친절집단 1위’다.

공단이 호소하는 주장이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고, 힘을 얻기 위해서는 ‘콜롬버스적 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원’에 솔깃해서 ‘공단깨기 전문기자’가 된 필자가 더 이상 혹할 민원이 없어지도록 말이다.
김종민기자 jm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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