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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병원發 '급여체계 개편' 회오리 부나
[ 2006년 12월 10일 21시 55분 ]
백혈병환우회가 제기했던 여의도성모병원의 진료비 과다징수 문제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기준에 대한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당초 급여부분의 비급여 징수라는 병원과 환자 간의 문제에서 벗어나 건강보험의 급여제도로까지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성모병원 사태는 우리나라 보건의료계 전반에 잠재해 있던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계기가 되고 있다.[편집자주]

"건강보험 재정 고려" vs "진료권 확보"

현재 의료계는 심평원이 요양기관에는 엄격하지만 환자들의 민원에 대해서는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는 이중적 유권해석을 자행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복지부와 심평원이 빈약한 건보재정과 경직된 심사기준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여체계의 문제를 환자와 의사간의 갈등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

때문에 지난 8일 혈액학회, 조혈모세포이식학회 등도 "복지부 등이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정의료 수준과 범위를 인정·평가해 의료현장의 주체인 환자와 의사간의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재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반면 정부는 건보재정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심사기준은 의약학적인 보편타당성과 경제적 측면의 비용효과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심사기준에는 심평원 중앙심사평가위원회, 심사기준개선위원회 등을 통해 의료계 의견이 반영돼고 있다는 점에서 급여기준에 대한 문제는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심사기준은 임의로 정해진 게 아니라 전문의학적 의견을 들어서 근거중심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기준이 불합리한 경우에는 환자에게 직접 청구하기보다는 정당한 절차를 걸쳐 기준이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성모병원 사태, 심사기준 넘어 어디까지 확산되나

성모병원 사태는 심평원 심사기준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이미 백혈병환우회가 기자회견을 가질 당시의 병원-환자간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백혈병환우회는 병원의 진료비 과다징수를 여전히 문제 삼으면서도 복지부, 심평원 등에 대해 의료기관이 진료에 혼란을 겪지 않도록 심사기준을 일관성 있게 적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계 역시 당초 성모병원이 직접 나서 환우회의 문제제기에 입장을 발표하던 것에서 벗어나 의협 및 관련 학회의 급여체계에 대한 문제점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성모병원사태가 그 범위를 확대하면서 보건의료계 전반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급여체계에 산재한 다양한 문제가 연쇄적으로 불거져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현재 의료계는 임의비급여에 대해 진료현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심사기준을 문제 삼고 있지만 정부는 심사기준 등에서 의료계 의견을 반영해 결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 내부의 통일된 진료지침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건보재정을 고려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 현 행위별 수가제로 의료계 내부의 적정진료 풍토를 조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할 경우 이를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포괄수가제를 강력한 대안으로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성모사태 해결방안은 과연 무엇인가"

성모병원 사태가 심사기준에 대한 문제로 확산되면서 급여체계를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은 정부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심평원이 지난 7일 발표예정으로 준비했던 심사기준 제도 및 백혈병 치료 관련 각 의료기관의 심사조정률 등에 대한 자료를 복지부가 직접 챙기고 나선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풀이된다.

건강보험 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 내에서도 이번 사태를 통해 의료계와 함께 급여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공단 이평수 이사는 "행위별 수가제에서는 진료량 통제와 질평가에 대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수입확보를 위해 과잉진료가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의비급여 문제 역시 의료계가 심사제도 개선이나 이의신청 노력을 하기보다는 비급여 청구를 우선하는 상황에서 전문학회를 통한 적정사용량 설정을 위한 명확한 진료지침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 이사의 설명이다.

이 이사는 "현 상황에서 우선 의료계 내부적으로 통일된 진료지침 등을 마련하고 예외적인 상황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제도적 방안이 마련될 경우 임의비급여는 사라질 것"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지불제도를 개선해 포괄 수가제를 적용, 과잉경쟁 및 과잉진료를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의사 불신팽배, 공론화場 마련 시급

성모병원 사태가 급여체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제도에 대한 긍정적 변화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환자와 의사간 갈등이 증폭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의료계와 정부가 직접 나서 급여체계 개선과 적정진료에 대한 대안 마련보다는 대립각을 세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진료현장의 혼란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백혈병환우회의 경우 성모병원에 대해 비급여 청구가 최적의 진료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입증될 경우 환급받은 금액을 모두 돌려주겠다는 각서까지 쓴 상태지만 병원의 대응에 상당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병원 의료진 역시 상당기간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병원을 비도적인 집단으로 내몰고 있다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성모병원 사태 보도 이후 심평원에 제출된 진료비확인신청 민원이 6배 가까이 폭증하고 있으며 인터넷 등을 통한 의사-환자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의료계, 환자 등이 참여하는 공개된 논의의 장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국장은 "이번 문제제기는 환자들이 진료를 담당한 의사와 대립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환자들이 병원을 믿고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준기자 pdj3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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