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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팔리는 이대동대문병원의 운명은
[ 2007년 08월 06일 22시 25분 ]
1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이대동대문병원[사진]이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병원계는 착찹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향후 동대문병원의 '재기'에 기대를 걸어본다는 바람에는 '우수한 대학병원 마저 문을 닫는 열악한 의료계 현실'에 대한 답답한 심경이 담겨 있다.

이대동대문병원은 몇년전부터 '경영 악화로 인한 이전설'에 시달려왔다. 최근에는 '대학이 직접 나서 동대문병원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모색하고 있고 조만간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얘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실정.

서울시는 6일 공식적으로 "이화여대 측이 동대문병원 매입 의사를 타진해왔다"고 밝히며 더불어 "올 하반기에 매입, 공원을 조성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시는 구체적으로 병원 부지 및 건물 가격을 약 800억원으로 추정하는 등 '매입'에 상당한 무게를 싣고 있어 예정보다 동대문병원 매각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의료계는 예상했던 일이지만 막상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자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복지부 평가에서 꾸준히 높은 순위를 차지했던 우수한 병원인데…"라는 착찹한 심경과 "병원들의 경영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방증하는 사례"라고 답답함이 섞여 있는 것.

한 병원 고위 관계자는 "(동대문병원을 매각한다고 하는데)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생존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규모가 있는 병원들마저 견디지 못하고 새 활로를 찾아 떠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료계의 어려운 현실을 꼬집었다.

한 세기가 넘는 역사를 가진 병원조차 '경영 악화로 문을 닫는다'는데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병원들이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겠느냐는 호소다.

이제 남은 문제는 과연 이대동대문병원이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나느냐에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자연스럽게 동대문병원 매각 이후에 병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이대동대문병원의 운명과 관련, 병원계는 ▲동대문병원 매각 후 새로운 둥지를 틀고 제2의 동대문병원으로 재기하는 것과 ▲이대 목동병원과 통·폐합해 이대 목동병원을 집중, 육성하는 가능성 등을 점쳐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대 목동병원과의 통·폐합보다는 이전한 뒤 '새롭게 도약하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 목동과 동대문병원 등 각 부속 병원이 갖고 있는 특성을 살려 새로운 경영 전략을 구사할 수 있고 통·폐합은 의료진 등 구성원들의 반발이 심할 수 있다는 등의 판단에서다.

현재 이대 측이 생각하고 있는 이전 위치는 강서구 마곡지구와 경기도 파주시 이화여대 제2캠퍼스 부근.

강서구 마곡지구는 서울시가 2031년까지 약 100만평의 부지를 첨단 R&D 및 국제업무단지 등으로 개발을 확정한 곳이다. 또 경기도 파주시 역시 벤처연구동과 국제교류센터, 산학연구센터 등 첨단 연구단지가 구성될 지역으로 현재 주요 대학에서 입주를 타진하고 있다.

대학 측은 "두 지역 외 여러가지 가능성 등을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강서구 마곡지구는 윤견일 전임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강력하게 추진해왔던 곳이고 경기도 파주시는 대학 차원에서 비전을 갖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이다.

한 때 윤 전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의 연임 실패로 마곡보다 파주가 더 유력하다는 설도 제기됐으나 공식적으로 병원 측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제2의 동대문병원 탄생'에 기대를 걸고 있는 병원계, 그들의 시선에는 '살아 남기 어려워 병원 문을 닫는' 척박한 병원계 현실이 조금이라도 개선돼야 한다는 희망이 담겨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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