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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술' 베풀고 홍역치른 서울대병원 P교수
[ 2008년 11월 20일 22시 00분 ]
서울대학교병원이 국가 대표병원으로서 환자의 생명존중 정신에 입각한 ‘참진료’를 베풀고도 환자들의 빗발친 항의에 곤혹을 치르는 일이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 일간지는 사회면 특집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내몰린 에이즈 환자의 수술을 담당하는 서울대병원 P 교수의 미담을 전했다.

이 신문은 “P 교수가 감염 우려로 다른 병원에서 쫒겨난 환자들을 받아 수술해온지 10년이 훌쩍 넘었다”며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의사의 자선(慈善) 정신을 기사에 담아냈다.

신문은 특히 “일반 환자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휴일인 토요일에 수술을 진행, 1998년 이후 한 해 평균 20명씩의 에이즈 환자를 수술해 왔다”며 환자를 위한 P 교수의 희생도 조명했다.

하지만 이 기사가 보도된 직후 서울대병원에는 환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거나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기사 내용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병원 측에 에이즈 감염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한 것.

환자들의 항의는 미담 기사의 주인공인 P 교수 외에도 수술과 관련된 외과 교수들에게까지 확산됐다.

이들 교수는 영문도 모른채 에이즈 감염에 대한 환자들의 항의를 받아줘야 했고 P 교수는 내부적으로도 적잖은 심적 고충을 겪어야 했다.

언론 역풍을 제대로 경험한 P 교수는 현재 에이즈 수술과 관련한 어떠한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은채 환자 진료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랜만의 훈훈한 미담 기사에 고무됐던 병원 측 역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측은 남이 꺼리는 환자에게 의술을 베푸는 P 교수의 미담을 널리 알리려던 계획도 즉각 철회하고 환자들의 항의가 수그러질 때까지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의사로서 훌륭한 일을 하고도 이런 고충을 겪어야 하는 작금의 상황이 안타깝다”며 “무엇이 환자를 위한 길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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