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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마산병원 이철수 원장 '잃어버린 10년'
[ 2009년 03월 27일 21시 51분 ]
지방 병원의 환자 감소는 새삼스럽지 않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병원에는 생존의 문제다. 날로 발전하는 교통수단과 서울 대형병원의 공격적 마케팅은 지역 환자를 무섭게 빨아들인다.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고민은 깊고 넓다. 한 때 수출기지로 주목받았던 경상남도 마산시의 성장세는 예전만 못하다. 그 직격탄은 바로 지역 의료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성장은 고사하고 현상 유지도 어려운 병원이 하나 둘 생겨났다. 지역 터줏대감인 동마산병원(210병상)의 고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중소병원의 몰락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7일 만난 동마산병원 이철수 원장의 말을 빌려 지난 10년을 재구성해봤다.[편집자주]

내가 전공의 시절인 1990년대 중반은 외과가 이렇게 외면받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당시 선배들은 좋은 시절이 올 거라며 용기를 심어줬지만, 뒤돌아보면 희망사항에 그쳤다. 그렇게 나는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동마산병원에 페이닥터로 취직했다.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지역 내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중견병원이어서 기대감이 컸다. 당시에는 환자가 꽤 몰렸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환자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수출기지였던 마산시의 성장세가 둔화한 점이 컸지만, 그 이상의 문제가 있어 보였다. 더욱이 지역 환자들은 중증질환은 무조건 서울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고 인식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시술은 자신있는데, 환자와의 괴리감은 좁혀지지 않았다.

과거에는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 간 실력 차이가 명확했다. 인정한다. 지금은 아니다. 지역 병원들도 좋은 의료기기를 들여놓고 술기도 향상됐다. 큰돈 들여 서울을 오가는 환자들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대세는 굳혀진 듯했다. 물량공세를 퍼붓는 서울 대형병원은 환자에게 한 가닥 희망인 듯하다.

지역 의료계 공동화는 인력 유출이 신호탄이다. 병원을 떠받드는 의사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간호사들도 하나 둘 떠나갔다. 괜찮겠지 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페이닥터 시절을 끝내고, 수억 원을 들여 병원 경영에 참여한 지금은 사정이 더욱 나빠졌다. 대출 원금은 그대론데 이자만 내리라곤 꿈에도 몰랐다.

요즘 잘나가는 의사가 재활의학과 전문의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듣기로 월 2000만원을 줘야 한단다. 연간 2억 원이 훌쩍 넘는다.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수지타산이 맞질 않는다. 그렇다고 진료과를 놀릴 수는 없지 않은가.

산부인과는 가관이다. 3명이던 전문의가 어느덧 1명으로 줄었다. 본질은 저출산이고, 그래서 분만 안 한지 오래됐다. 근근이 부인과 진료로 명맥을 유지 중이다. 간호사 문제는 어떤가. 서울 국회에서는 지역 중소병원 간호사 문제로 공청회를 열었다고 하는데, 해답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10년 전을 떠올린다. 한해 간호사를 20~30명씩 뽑았고, 공고를 내면 50명이 넘게 몰렸다. 올해 선발한 간호사는 고작 1명이다. 지역 내 간호대학에서 매년 200여 명을 배출한다고 들었다. 월급 문제도 있을 것이고 뭐라 말할 수는 없다. 그래도 씁쓸한 마음을 숨기기 어렵다. 중환자실을 폐쇄한 이유도 그래서다.

얼마 전 지역 의사 모임에서는 금융위기와 환자 유출이 술안주였다. 답은 없어도 말이라도 해야 속이 시원하다.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임을 잘 알기에 그저 웃는다.

물론 이런 지적도 있을 수 있겠다.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그래도 의사는 잘 먹고 잘살지 않느냐고. 맞지만 틀린 면도 있다. 확실히 시대는 변했다. 그래도 지역 병원이 건재해야 환자가 손쉽게 의료서비스를 받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들 어렵다고 한다. 양심적으로 진료하고 불필요한 검사를 줄여 이 정도는 유지하는구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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