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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은 도대체 뭐하는 곳이냐"
[ 2009년 10월 13일 21시 27분 ]
13일 200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 현장. 이날 여야 의원들 입에서 가장 많이 쏟아진 말은 바로 “심평원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이냐”였다.

반면 심평원 답변은 “복지부와 건보공단 등과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이날 국정감사는 심평원의 정체성에 관해 해묵은 논쟁이 반복되는 자리였다. 여야 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심평원의 역할에 대해 물음표를 달고 나섰다.

국정감사 시작 전 의사진행 발언 시간에서 민주당 전혜숙 의원의 “심평원과 공단 사이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지 않다”며 나온 지적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변웅전 의원의 “심평원은 독립기관인가, 아니면 건보공단 부속 기관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는 등 심평원의 정체성 논란은 하루종일 계속됐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심평원이 의료계를 비롯해 제약과 의료기기 등 보건의약계가 ‘공공의 적’으로 규정한 것과 달리, 심평원이 이들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양 비쳐진 대목이다.

우선 급여평가심사위원회 위원들 구성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유재중 의원은 이날 “급평위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국민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의료소비자 단체 대신 의료계와 제약계 등 관련 분야 인사들이 주요 직책을 꿰차고 있다”며 “팔이 안으로 굽을 수 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은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의 질의 순서에도 마찬가지였다. 강 의원은 “부당청구 등으로 인한 환불 등 조정신청이 내려진 병원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까닭에 지난 2007년에 1위를 기록한 병원이 2008년에도 연거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심평원이 의료기관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는 등 보호를 하고 있으니 병원들이 심평원을 무서워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고 단정지었다.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산업 중 핵심 축인 제약 분야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심평원이 제약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법정대리인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하는 등 극단적인 발언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박 의원은 경실련을 비롯한 시민단체가 청구한 정보공개청구소송과 관련해 “실거래가상환제도 하에서 각 요양기관들이 당연히 심평원에 제출하도록 한 자료를 비공개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이 자료 공개를 거부한 것은 국민의 알권리와 공공의 이익보다 의료기관과 제약업계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여야 의원들의 발언은 국감 내내 이어져 “병원 문전 약국이 성황을 이루는 데 반해 동네 약국들은 폐업에 이르는 지경이지만 심평원은 이를 묵인하고 있다”며 “대형 병원들과의 유착관계 마저 의심된다”는 상황까지 치닫기도 했다.

이처럼 의원들의 날선 질의는 실제 의료계와 산업계 현장에서 듣는 목소리와는 상반돼 국감을 마친 심평원 관계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한 관계자는 “사실 의료기관이나 제약사, 의료기기 업체 등 각종 의료관련 단체로부터 심평원은 그동안 원망을 들으면서까지 국민들의 권익을 대변해 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정부가 수가 문제 등을 비롯해 의료계의 민감한 사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들 기관들과의 일차적 접촉점을 가지고 있는 곳이 심평원인 까닭에 이러한 원망이 당연하면서도 아쉽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심평원의 역할을 과대평가해 복지부나 건보공단 등이 가진 권한 등을 요구하는 질의도 일부 있었다”며 “다만 심평원으로서는 중간자의 입장에서 국민과 이들 기관과의 합일점을 찾아가도록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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